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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틀니보험과 일본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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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틀니보험과 일본의 사례

입력
2011.02.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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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초부터 정당마다 복지정책을 물 붓듯이 쏟아내고 있다. 치과계에서도 노인틀니 급여화 시행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부 100대 과제로 ‘틀니 의료보험 적용’을 선정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96년 3월 총선을 앞두고 틀니 의료보험 적용을 약속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공약으로 틀니와 보청기 의료보험 혜택을 꼽았다.

치과계도 다양한 입장을 표출해왔다. 대한치과의사협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과 구강보건정책연구회 등의 연구기관까지 틀니 보험적용 방법 등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노인 틀니 보험 적용을 시행할 수는 있지만, 정부와 치과계의 충분한 협의 없는 졸속시행은 반대한다’는 입장과 ‘아무리 이익집단이라도 국민 요구에 부응하지 않으면 의사로 존재할 가치가 없다. 치과의사의 1차 존재 이유는 국민 구강건강’이라는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여기서 ‘치과의사의 1차 존재 이유는 국민 구강건강’이라는 의미를 다시 새겨보자. 의료를 제공하는 당사자인 치과의사라면 자기중심적 해석이 되지 않았는지 면밀히 판단해봐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틀니가 만들어져서 눈, 코, 귀와 같이 인체의 장기 역할을 하게 되기까지의 복잡한 치료와 제작과정을 거치며 각 단계별 전문가의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논의가 분분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치료비와 기공료를 산술적으로 조사해 보험을 적용하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고령화에 따른 삶의 질에 직결되는 것이 구강 건강이다.

또 하나 치과의 진료비용 측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2010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대략 500만명으로 전 인구의 10%이지만 16년 후인 2026년에는 20%에 이르러 1,000만 노인인구 시대가 온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틀니예산도 덩달아 불어날 것이다. 학계에서는 재정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는 치아 홈메우기나 불소화사업 같은 예방사업을 활성화하도록 추천한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무료틀니사업을 보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2010년도 무료틀니사업비는 249억원이었다. 틀니보험화를 시행했을 때 예상 비용은 1조4,563억원으로 무료틀니사업비의 58배에 해당하는 예산이 든다. 문제는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그 격차는 더 커진다는 점이다. 또 다른 접근법으로서 소득하위계층만을 치료하는 거점병원을 지정해 지원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보험틀니를 시행한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근시안적인 재정분석과 주먹구구식 정책 입안이 초래한 결과는 실로 엄청나다. 틀니보험을 포함한 보철치료 보험 시행 후에 치의학계 발전은 멈춰버렸고, 연구성과와 의료서비스 질 저하는 전체 일본 치의학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돼 버렸다. 지금 우리는 얼마나 현안에 대처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볼 때다.

이성복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부원장ㆍ보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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