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형난제, 막상막하다. 한국영화만 5편이나 되고 대부분 만만치 않은 완성도를 지녔다. 흥행전선은 말 그대로 시계 제로. 선택이 쉽지 않을 상황에서, 조심스레 ‘만추’를 봐야 할 영화로 먼저 꼽는다. 천변만화하는 주인공의 감정을 잘 살려낸 탕웨이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는 영화다. ‘127시간’과 ‘혜화, 동’의 관람도 추천한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아이들’도 본전 생각은 나지 않을 영화들이다.
1 만추
감독 김태용
주연 현빈, 탕웨이
100자 평 시애틀을 배경으로 특별 휴가를 나온 여죄수와 몸 파는 남자의 가슴 아린 사랑을 그렸다. 여자가 기약 없이 남자를 기다리면서도 슬쩍 미소 짓는 마지막 장면이 오래도록 동공에 남는다. 현빈의 재벌 3세 이미지를 기대했다면 낭패를 볼 영화.
2 127시간
감독 대니 보일
주연 제임스 프랭코
100자 평 2009년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을 거머쥔 대니 보일의 신작. 협곡 바위에 손이 끼어 고립무원의 처지가 된 사내의 고난 극복을 경쾌한 톤으로 전한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전개하는 연출력의 승리!
3 혜화, 동
감독 민용근
주연 유아인, 유연석
100자 평 혼전임신과 이별의 아픔을 지닌 한 커플의 상처 치유기를 잔잔하게 그렸다. 20대 초반 청춘들의 불우한 현실을 나지막한 목소리로도 효과적으로 전하는 화법이 인상적. 한국 독립영화계가 새해 선사하는 보석 같은 작품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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