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흡연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담배소송이 활발히 진행돼왔다.
미국은 담배소송이 가장 빈번한 나라로 주로 개인들이 집단소송 형태로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1950~80년대까지는 담배소송에서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의학적 증거 부족, 장기간에 걸친 막대한 소송비용 등을 흡연자들이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들어 흡연자 편을 들어주는 판결이 나오기 시작했다. 담배회사들이 흡연의 폐해와 중독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감췄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2001년 2월 한 흡연자가 브라운 앤 윌리엄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배상금 명목으로 109만달러(12억원)를 지급할 것을 선고했다. 2006년 3월에는 세계 최대 담배회사로 꼽히는 필립모리스가 40년 동안 담배를 피우다 폐암에 걸린 흡연자에게 5,550만달러(616억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미국 이외에 담배소송에서 흡연자가 승소한 나라는 브라질과 호주 등이 있다.
반면 일본과 프랑스, 독일 법원은 "흡연은 개인의 자유의사에 맡겨야 한다"며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6년 환자와 유족 등 6명이 정부와 제조회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8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프랑스와 독일 법원도 2003년 흡연자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6억원대의 소송에서 "원고의 건강 악화가 흡연 때문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