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분야의 승부는 모바일 생태계(에코시스템)에서 갈린다.”
하성민(사진) SK텔레콤 총괄사장은 1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각종 스마트 기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모바일 에코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에코시스템이란 이동통신업체와 휴대폰 제조업체, 각종 콘텐츠 개발자들이 함께 상생하는 환경을 말한다. 그는 “이동통신업체가 (구글, 애플, MS 등의) 운용체제 업체들과 차별화해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스마트폰용 공동 온라인장터(앱스토어)인 WAC(Wholesale Application community) 같은 에코시스템”이라며 “누가 에코시스템을 잘 이끌어 가는지가 올해 통신시장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WAC은 국내외 24개 통신업체가 모여 스마트폰 종류에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앱스토어다.
이 같은 판단은 SK텔레콤 뿐 아니라 전세계 주요 통신업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하 사장은 이날 MWC 부대행사로 개최된 세계 주요 통신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인 리더십 서밋에서도 보다폰, 오렌지, 텔레포니카, 도이치텔레콤 등 유럽 통신업체 CEO들과 같은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곧 서비스를 시작하는 WAC을 5월에 WAC 2.0으로 개선하고, 올 하반기에 WAC 3.0으로 기능을 높여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 구글과 공동 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하 사장은 “구글이 혼자서 하기에는 제약이 많으니 통신업체들과 함께 움직이려 한다”며 “어떤 내용의 사업인지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근거리통신(NFC), 이동통신기기로 차량을 제어하는 MIV(Mobile in Vehicle) 서비스도 강화한다. NFC는 가까운 거리에서 각종 데이터를 주고 받는 근거리 무선통신이다. 하 사장은 “올해 NFC가 급속도로 발전하면 이동통신 기기가 앞으로 사람들의 결제수단으로 자리잡게 된다”며 “NFC는 국가적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이용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힘을 합쳐 준비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MIV는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통해 운전자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차량의 상태를 점검하고 각종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상용화 시점은 아직 미정이지만 르노삼성과 양해각서를 맺고 차량에 탑재해 출시하는 방안과 나중에 이용자가 관련 기기를 따로 구입해 차량에 장착하는 방안 등 2가지 사업모델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 하 사장은 “처음부터 차량에 장착해 판매하려면 연내 서비스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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