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고위원 9명 중 홍준표 최고위원 등 6명이 17일 별도로 오찬 모임을 갖고 안상수 대표 등의 당 운영 방식을 비판해 주목된다. 특히 당 개헌특위 구성 문제를 두고 최고위원들 간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과 맞물려 이날 모임은 여러 측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나경원 정두언 서병수 박성효 정운천 최고위원을 초청해 서울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홍 최고위원은 당 핵심 지도부인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초청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모임 취지를 "정운천 박성효 최고위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새로 임명돼 친분을 다지자는 차원에서 밥이나 한번 먹자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모임을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할 수는 없다. 홍 최고위원 등이 최근 안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연장선상에서 회동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회동에서 홍 최고위원은 "당 회의 때 미리 안건에 대해 알려주지도 않고 느닷없이 하는 식이 문제"라고 비판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도 정운천 최고위원을 제외하곤 모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4ㆍ27 재보선 공천심사위 구성 방식에 대한 비판론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오찬 모임을 갖기로 해 지속적으로 당 운영 방식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찬에 앞서 최고위원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은 개헌특위 구성 문제에 대해 토론했지만 특위를 최고위 산하에 둘지, 정책위 산하에 둘지를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안 대표와 김 원내대표, 나경원 정운천 최고위원,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최고위 산하에 두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홍준표 서병수 박성효 최고위원은 정책위 산하에 두자고 맞섰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개헌 논의에 반대한다며 기권 의사를 피력했다.
안 대표는 "의원총회 결의도 있었던 만큼 최고위 산하에 두자"고 했으나, 홍 최고위원은 "조정기능을 갖는 지도부 전체가 개헌에 나서면 문제가 되니 정책위 산하에 두자"고 주장했다. 나 최고위원은 "최고위 산하에 두되 19대 국회에서도 계속 논의하겠다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안 대표 등은 주말을 거치면서 반대론자들을 적극 설득할 계획이지만 특위 구성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일 이명박 대통령과 최고위원들의 청와대 회동 이후 내주 초쯤 최고위 산하 설치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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