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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도 실속·개성… 소형의 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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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도 실속·개성… 소형의 득세

입력
2011.02.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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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41)씨와 그의 아내 진모(34)씨는 요즘 새 차 구입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맞벌이를 하는 이들 부부는 남편 소유 준대형과 부인 소유 준중형 차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6년 된 부인의 차를 교체하려 하고 있다. 당초 다른 사람들처럼 국산 중형차 구입을 고려했으나 최근 생각이 달라졌다. 수입 소형차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 특히 부인 진씨의 구매 의사가 강력하다. 진씨는 "남편 차가 있어 굳이 큰 차가 필요 없을 것 같다"며 "개성과 실속을 갖춘 2~3개 수입 업체의 소형, 준중형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대형차 위주의 수입차 시장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은 2,000㏄ 미만의 소형차가 배기량이 큰 중형, 대형 차를 따돌리고 최대 판매 차급으로 떠올랐다. 판매 차급의 다변화로 수입차 시장의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수입차 시장은 올해 무난히 10만대 벽을 넘어서고, 당분간 연 2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는 8,653대가 팔렸다. 1월 판매량 중 역대 최고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1월(3,760대), 지난해 동월(6,377대)과 비교해볼 때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 주목되는 것은 배기량별 판매. 그 동안 수입차 업계에서는 대부분 2,000~3,000㏄급 중형 및 대형차가 최대 판매 차급이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2,000㏄ 미만 차량이 점유율 36.7%로 가장 높았다. 수입차 3대 중 1대 이상이 2,000㏄ 미만인 셈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전무는 "배기량별 월 판매에서 2,000~3,000㏄급이 1위를 놓친 적은 지난 십여 년 간 서너 차례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출시될 중소형 수입차를 고려하면 이 같은 소형차의 반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란의 1등 공신은 폴크스바겐의 골프 1.6TDI 블루모션. 한정판으로 출시한 300대가 모두 팔려 나갔다. 재미를 본 폴크스바겐은 이번 달 골프 1.4TSI를 내놨다. 3월 본격 판매에 앞서 내놓은 350대 한정판으로 국내 수입차 중에 배기량이 가장 적다. 1.4리터지만 정지에서 시속 100㎞까지의 도달 시간이 8초에 불과하며 최고 속도도 시속 220㎞를 자랑한다. 연비는 리터당 14.6㎞, 가격은 3,370만원. 이 회사 관계자는 "골프 1.6TDI 블루모션과 1.4TSI의 성공으로 국내 시장에서 2,000㏄ 미만의 수입차도 통한다는 게 입증됐다"며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수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업체들도 새 바람을 준비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르면 다음달 월드 준중형 코롤라를 선보인다. 4기통 1.8L급 엔진이 들어간 코롤라는 1966년 출시 후 지금까지 10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전 세계에서 3,700여만대가 팔려 중형 캠리와 함께 도요타를 대표하는 차로 꼽힌다. 도요타 측은 현재 도입을 확정하고 가격과 세부 사양 등을 본사와 협의하고 있다. 국내 여성 운전자와 실속파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닛산은 가수 이효리의 차로 알려진 큐브를 준비 중이다. 박스카라는 새로운 유형을 창출한 차로 미국 시장에서는 기아차 쏘울과 함께 해당 부문 판매 1, 2위를 다투고 있다. 4기통 1.8L 가솔린 엔진에 무단변속기(CVT)를 장착, 연비가 리터당 16㎞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푸조도 연비가 리터당 21.2㎞에 달하는 뉴 3008을 내놨다. 신형 1.6 HDi를 장착, 6개의 에어백과 유아용 안전시트 2개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가격은 3,890만원.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소형 수입차가 계속 수입될 것"이라며 "FTA 체결 시 가격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유럽 업체들의 승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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