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의 공습으로 폭탄이 터지고 기관총 사격이 연이어 불을 뿜는 가운데 병사들은 연막을 헤치고 우렁찬 함성을 지르며 적 진지로 돌격한다. 포항 교육훈련단과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실시되는 각개전투 훈련장은 실제 전쟁터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신병들의 훈련이 달라지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분노가 높아진 이후 군의 변화 모습은 신병훈련장에서부터 확인된다. 해병대의 수색대대는 지원율이 20 : 1 까지 올라가 입대 경쟁이 더욱 치열해 졌으며, 육군훈련소도 교육 기간이 늘어나고 훈련 강도가 높아졌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신병 양성교육기간은 6주이다. 그 중 5주차는 훈련의 정점인 극기주 훈련에 돌입한다. 이 기간에는 어떠한 극한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인내력과 전투력을 배양하기 위해 목봉•장애물훈련 각개전투•침투훈련 화생방 시가지 전투 천자봉행군을 실시된다.
무장구보와 무장행군 등 훈련강도는 높아지는 반면 수면시간과 배식량은 줄어든다. 해병대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 후에나 빨간 명찰을 달수 있다. 특히 시가지 전투는 해병대가 처음으로 신설해 교육해 오고 있다. 적의 주요 기관이나 군사 거점이 사실상 도심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한 실전 대비 훈련이다.
육군은 올해를 '전투형 야전부대'로 새롭게 태어나는 원년으로 선포하고 오로지 전투승리에 최우선 가치와 순위를 부여해 행동하는 부대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훈련기간이 5주에서 8주로 늘어나고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강도 높은 훈련과 교육을 반복한다. 체력 단련을 위해 상의를 벗고 구보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교육장을 이동 할 때도 무게 20kg의 완전군장을 한 채 걸어야 한다. 사격 수류탄 각개전투 화생방 유격 등 주요 과제에서 만점 기준 70% 이상, 체력3등급 이상의 교육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유급이 된다.
강화된 훈련에 임하는 신병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양상현(21) 훈련병은 "지금 바로 전장에 투입된다 해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총을 굳게 움켜 쥐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한겨울 혹한 속에 피와 같은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임하는 신병들의 강인한 눈빛에 내 손으로 조국을 지킨다는 진정한 군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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