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ㆍ미국)의 부진으로 세계 골프계가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2009년 11월 성 추문에 휩싸인 우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2009년 9월 BMW 챔피언십이고, 국제대회에서는 11월 호주마스터스다.
우즈는 13일 끝난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도 정상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너지며 공동 4위에서 공동 20위로 떨어졌다. 세계 필드를 주름잡았던 우즈가 지독한 슬럼프에 빠지면서 골프의 중심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우즈가 뉴스의 중심에 서지 못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PGA 투어의 대회 시청률도 바닥을 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동안 PGA 투어는 우즈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다. '군계일학'의 실력을 자랑한 우즈의 등장에 다른 선수들은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PGA 투어가 흔들리고 있는 사이 EPGA 투어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실력과 흥행에서 유럽이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투어 선수들은 4대 메이저대회 중 US오픈(그래엄 맥도웰ㆍ북아일랜드)과 브리티시오픈(루이 오스타우젠ㆍ남아공), PGA 챔피언십(마르틴 카이머ㆍ독일) 등 3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4일 현재 세계랭킹 톱10에서도 유럽선수들이 6명이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포스트 타이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세계랭킹 2위 카이머 등은 "올해도 미국이 아닌 유럽무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올해 PGA 투어는 우즈를 대신할 새로운 카드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스틴 존슨, 리키 파울러 등 20대 선수들이 우즈의 공백을 메워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2%가 부족하다.
세계 톱랭커가 대거 빠진 가운데 열리고 있는 올해 PGA 투어는 대회마다 우승자가 바뀔 정도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14일 끝난 PGA 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D.A 포인츠(미국)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분간 우즈가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세계골프의 유럽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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