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집트의 '포스트 무바라크' 정국이 1998년 역시 민주화 시위로 정권이 무너진 인도네시아의 '포스트 수하르토 모델'을 따르기를 바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가 당시 수하르토 대통령 퇴진 이후 1년 이상의 긴 과도정부를 거치면서 이슬람 색채가 비교적 적은 세속 민주정부로 재탄생했다는 점에서다.
백악관 국가안보팀은 지난주부터 인도네시아 권력이양 과정에서 이슬람세력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주목, 이집트에서 반미성향의 무슬림형제단 영향력을 어떻게 축소시킬 지를 집중 분석했다. 이슬람 근본주의가 득세한 1979년 이란 혁명의 재판을 막기 위해서다.
유년시절 인도네시아에서 살면서 수하르토의 철권통치를 직접 경험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12일 이집트와 인도네시아 혁명을 유사성을 언급했다. 수하르토와 무바라크는 모두 군부의 지지로 30년 동안 권좌를 지켰고, 미국의 지원을 받았으며, 공산주의와 이슬람세력을 철저히 탄압했다. 분노한 젊은이들의 시위로 축출됐고 군부의 압력에 굴복해 측근에게 권력을 넘겼다는 점도 유사하다.
단, 변수는 영향력을 서서히 축소해 민주정부 착근에 기여한 인도네시아 군부의 길을 이집트 군부가 받아들일 지 여부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