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破竹之勢)이던 증시 상승세가 외국인 매도 공세로 후퇴하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 2,000선마저 무너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는 여전히 낙관적 장기 전망을 유지한 채, 이번 조정을 투자 포트폴리오의 재조정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증시의 봄은 4월
설 연휴 이후 이어지고 있는 조정 국면은 단기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외국인 자금의 이탈과 물가 상승압력에 따른 금리인상 우려 등 주변 여건이 만만치 않다. 올 상반기까지 조정이 이어지고, 코스피지수가 1,800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 전개된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했던 투자자들에겐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투자전략부장은 "미국 등 선진국 증시와 한국 증시의 키 맞추기가 마무리되면 외국인의 신규 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조정은 저가 매수를 통해 주식투자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당분간 추가 조정과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둬야겠지만, 주가 하락이 오래갈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추가 하락시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4월을 고비로 증시가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화당국이 인플레이션을 의식, 3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도 이 때까지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예상대로 4, 5월에 개선된 기업실적을 내놓을 경우 증시가 반등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한 관계자는 "개인 및 기관 등 국내 투자자금의 수급여건이 좋고, 경기 상황 및 국내 기업의 수익성 등이 안정돼 있다"며 "당분간 보수적으로 대응하면서 4월을 전후로 반등시점을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IT주, 저가매수 기회잡을까
조정 국면이 저가 매수의 기회라면 어떤 업종에 투자해야 할까. 일단 정보기술(IT)주를 편입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IT주는 선진국 경기에 밀접하게 반응하는데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견고하기 때문에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고, 최근 외국인의 집중적 매도로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100만원대를 돌파했던 삼성전자는 지난 주 외국인이 3,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90만원대 초반까지 밀린 상태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시장이 전체가 조정을 받으면 IT, 자동차와 같은 주도주가 더 큰 폭으로 빠지지만, 이런 종목이 다시 주가 반등도 주도하기 때문에 (시장 반등을 확신한다면) 지금처럼 가격이 흔들릴 때 사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도 "대형 IT주 가운데서도 지난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등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한편 시장지수가 상승 반전하기 전까지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안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주가 조정기 영향을 덜 받는 중소형주가 확률상 승산이 클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정유, 대체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상사, 농산물 관련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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