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국가의 책도 읽고, 공연 및 게임도 즐기세요." 11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중앙도서관 2층에 마련된 다문화 자료실. 30여 평의 공간에 중국 출신 다문화가정 어머니들과 자녀들 30여명이 모여 깃발들기 게임에 열중이다.
이들은 왼손에 태극기, 오른손에 중국의 오성홍기를 들고 강사의 지시에 다라 간단한 중국어를 큰 소리로 따라 했다. 이날 행사는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여행' 프로그램 중 중국 편으로, 중국의 문화와 유적 등에 자료 상영과 게임 등이 함께 펼쳐졌다. 다른 방에서는 베트남과 필리핀 출신 다문화 가정의 학부모와 자녀들이 모국어와 한국어로 된 동화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인천중앙도서관이 수도권 서북부권에서 처음 운영하는 '다문화자료실'이 다문화가정과 외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자료실이 개설된 것은 지난해 11월 15일. 인천 지역 내에 다문화가정 등 외국인 체류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고(현재 6만1,522명으로 전국 지자체중 세 번째), 글로벌 시대를 맞아 외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라 중앙도서관내 문을 열게 됐다.
다문화자료실에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몽골, 캄보디아 등 10여개 국의 도서 및 자료가 1,000권 이상 비치돼 있다. 또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한국어 학습 자료, 여러 나라의 언어를 접할 수 있는 동화책과 일반 서적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어학 강좌 및 문화 공연도 수시로 펼쳐진다. 동남아권 다문화가정들과 자녀들이 이중 언어(한국어 및 출신 국가 언어)를 익힐 수 있도록 외국어 교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이 교실은 동화책 구연, 퀴즈 게임, 만화 영화상영 등 재미있고 흥겨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의 호응이 높다. 초등학교 5학년 딸과 도서관을 찾은 중국동포 출신인 유모(35ㆍ여)씨는 "중국 전통 옷을 입은 강사가 중국의 유적과 문화에 대해 영상과 게임을 통해 설명해줘 아이가 잘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이용 주민이 계속 늘어나 정보자료실과 어학연습실을 만들어 상시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주민들과 지역 주민들이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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