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은 1946년 9월 설립된 국내 최고(最古) 생명보험회사다. 삼성, 교보생명과 함께 업계 '빅3'로 불리는 생명보험 업계의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10여년간은 감내하기 힘든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97년 외환위기로 부도위기에 몰려 3조5,500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 받아야 했다. 2002년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친 뒤에야 2008년 누적 결손금을 모두 해소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빅 3' 생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증시에 상장하면서 재도약에 성공했다.
대한생명이 재도약 과정에서 내세운 모토는'클린 경영'이다.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해외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공헌활동을 클린 경영의 핵심 화두로 삼고 있는데, 어려울 때 국민 세금으로 살아난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그 어느 기업보다도 중요시하겠다는 것이다.
대한생명의 대표적 사회공헌활동은'사랑모아봉사단'이다. 임직원과 FP(재무설계사) 등 모두 2만5,000여명으로 구성됐는데, 전국 140여개 봉사팀으로 세분화돼 있다. 각 팀들은 장애우, 노인, 보육원 등 지역사회의 소외된 단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매월 1회 이상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비상시에는 각 지역봉사팀이 재난구조활동반으로 전환해 신속한 지원을 하도록 한 것이 특징. 2009년에는 겨울 가뭄으로 어려운 태백지역에 생수를 전달했고, 양양 산불피해와 전국 각지의 피해 발생지역에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해피프렌즈도 이 회사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다. 중ㆍ고생이 참여하는 봉사활동 기회가 흔치 않다는 점에 착안해 2006년 만든 청소년 봉사활동 조직이다. 봉사활동을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도록 하는 게 특징이며 지난 5년 동안 1,700 여명 청소년이 참여했다.
신입사원 및 신입FP 교육과정에서도 봉사활동은 필수 코스이며, 기존 직원도 연간 근무시간의 1%(약 20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도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제도를 만들어 매월 직원이 모으는 봉사활동 모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사회공헌 기금으로 출연하고, 매년 창립 기념일(10월9일)에 '자원봉사 대축제' 행사를 진행해 관련 직원들을 포상을 하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2009년 국내 생보사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는데, 불과 1년6개월만에 500만달러의 초회 보험료 실적을 올렸다. 이는 신계약 기준으로 2.4%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인데, 외국 보험사로서는 드물게 진출 초기에 놀라운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베트남 현지에서 전개한 사회공헌활동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대한생명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법인은 영업 개시와 동시에 매달 호치민과 하노이의 아동병원을 찾아 자발적인 헌혈활동을 펼치는 한편 ▦사랑의 집 지어주기 ▦장애인보호센터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한생명은 이런 전략을 향후 중국시장 진출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생명은 내년 말부터 중국 현지에서 영업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가장 먼저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회사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2008년 베이징 주재사무소를 통해 중국 내몽고 자치구 차요허우치(察右后旗) 지역의 식수개발 사업과 주거환경개선 사업에 30만위안을 지원했으며, 중국 5개 명문대학 보험학과 학생들에게는 5년전부터 매년 2회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사회공헌활동은 단순 봉사활동을 넘어서 기업의 주요 성장전략 중 하나"라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개선, 글로벌 금융종합그룹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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