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야는 국제 유가에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1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 선물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 소식에 배럴당 1.15달러(1.32%)나 떨어진 85.58달러로 마감됐다. 반면 런던 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 선물은 0.56달러(0.56%) 오른 101.43달러, 두바이유 현물 거래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0.02달러(0.02%) 오른 97.94달러를 기록했다.
공사 관계자는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가격은 큰 변화가 없었던 보합세로 마감,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어 보인다"며 "이에 비해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하락한 것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로 이집트 소요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석유 시장에선 1월말 이집트 반정부 시위 발발 이후 수에즈 운하 및 수메드 송유관의 석유 수송 차질 우려감이 제기되며 유가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으로 민주화 시위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당분간 군부가 최고위원회를 통해 권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국제 유가는 안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집트의 민주화 일정이 현재 예상과는 달리 순조롭지 못할 경우 다시 유가가 출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달러화 강세도 이날 국제 유가가 끌어내리는 데 한 몫 했다. 유료화 대비 미 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3% 하락한 1.355달러로 마감됐다. 국제 유가와 달러화 가치는 통상 정반대로 움직인다. 그러나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제가 그 만큼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어, 석유 수요 증가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2009년 62.09달러(이하 평균)였으나 지난해엔 79.61달러로 상승했고, 올핸 이미 89.18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견조하게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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