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요즘 읽는 책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 2009년 돌베개 출판사에서 나온 김혈조 영남대 한문교육학과 교수의 번역본이다." 열하일기>
_왜 이 책을.
"2007년 서울대 인문대학장으로 있을 때 인문학CEO 과정이 생겼는데 해외 답사지로 <열하일기> 의 배경인 중국 청더(承德)가 선택됐다. 그때 처음 <열하일기> 를 정독했고 이 책이 가진 매력을 알게 됐다. 이후 새로운 번역본이 나올 때마다 꼭 챙겨 본다." 열하일기> 열하일기>
_이 책(돌베개 판)의 좋은 점은.
"이전 번역본은 한문 문투가 남아 있거나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김 교수는 현대의 어휘로 정확하고 읽기 쉽게 번역했다. 우리 한문 고전 번역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또 연암이 사행(使行)길에 보고 글로 남긴 것들 가운데 현존하는 유적은 컬러 사진을 실었다. 연암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_인상적인 대목은.
"연암의 사행은 청 건륭제의 칠순 만수절(萬壽節)에 공물을 바치기 위한 것이었다. 만수절엔 티베트의 판첸 라마도 초청됐다. 건륭제는 소국의 종교지도자에 불과한 판첸 라마를 스승 대하듯 깍듯이 모신다. 당시 청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몽골이었는데 티베트가 몽골과 손 잡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연암은 황제의 유연한 자세에 큰 충격을 받고 그것을 세세히 <열하일기> 에 묘사했다. 그리고 실현 가능성 없는 북벌론에 사로잡혀 있는 조선의 식자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열하일기> 는 흔히 문학서로 읽히지만 이 책의 핵심은 세계 정세를 대하는 18세기 지식인의 냉철함과 개방적 자세다." 열하일기> 열하일기>
_추천한다면.
"<열하일기> 는 우리 한문 고전 가운데 세계관과 미래관이 가장 분명한 책이다. 이른바 글로벌 시대라는 오늘날 국민필독서라 할 수 있다." 열하일기>
유상호 기자 shy@hk.co.kr
<열하일기(熱河日記)> 는 정조 때의 북학파 실학자 박지원(1737~1805)이 1780년 연경(현 북경)을 다녀온 뒤 쓴 견문기다. 조선 연행문학(북경 사신 일행의 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열하일기(熱河日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