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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패스트 패션 '글로벌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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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패스트 패션 '글로벌 도전장'

입력
2011.0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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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UNIQLO), 자라(ZARA), H&M…' 디자인은 명품 못지 않으면서 가격은 상대적으로 싼 장점을 앞세워 전세계 중저가 패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이다.

이들 업체들은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맞춰 중산층 이하 계층도 구매할 수 있는 착한 가격에 시시각각 신제품을 쏟아내는 이른 바'패스트 패션(Fast Fashion)'산업을 이끌고 있다. 국내 시장에도 진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한해 수 천억원씩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토종 다윗이 이들 골리앗 브랜드들을 상대로 도전장을 던졌다. 중소 패션업체 ㈜넥스트패션이 주인공이다. 이 업체는 서울 동대문에서 활약하는 무명의 독립 디자이너들과 손잡고 지지걸(www.gg-Girl.co.kr)이라는 파격적인 초저가 브랜드를 내놓았다. 제품과 디자인은 글로벌 브랜드에 전혀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전 품목 9,900원'균일가 판매를 내세울 만큼 파격적으로 낮춘 것. 이를 위해 실력은 있지만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독립 패션디자이너들로부터 제품을 공급 받는 방식을 취했다.

이들 디자이너들은 이른바 '유학파'는 아니지만 국내 각종 대회 수상경험이 있거나, 이미 '동대문 바닥'에서는 이름을 날리고 있는 실력파들로 구성돼 있다. 이 업체는 지지걸 제품 가운데 반응이 좋은 제품에 대해 판매액 일부를 디자이너들에게 개런티로 지급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동기부여와 함께 지속적으로 유행을 선도하는 제품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지걸에 대해 원피스를 비롯해 재킷과 스커트 등 여성의류 뿐만 아니라 신발과 가방, 액세서리 등 전 품목을 모두 9,900원 균일가로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우선 이를 위해 유통단계를 최소화하는 한편, 가격 거품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원청 단계부터 원단 공급업체를 다각화, 공급 물량 및 재고 불안을 낮추고 중국과 태국, 캄보디아 등 해외 공급원도 직접 발굴했다.

숫자 '99'와 닮은 꼴인 점에 착안해 소문자 'gg'를 브랜드로 활용해 '고품질 초저가 대표 제품'임을 분명히 내세우고 있다. 강주영 가맹사업총괄이사는 "일본 대표 균일가 매장 '다이소'의 국내 성공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박리다매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여성의류와 액세서리 가격을 9,900원에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서울 등 대도시 중심 상권에 자리한 대규모 매장의 관리비용과 해외에서 만든 대규모 상품을 들여와 쌓아 두는 대형 물류창고 비용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줄이지 못하는 비용까지 모두 줄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적 유통망을 가진 패스트패션 업체들이 이미 국내에 진입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패스트패션업체 관계자는 "해외 패스트패션 업체들은 대부분 국내 거대 유통업체 및 패션업체와 제휴, 브랜드 런칭 등의 방식으로 진출해 있다"며 "자본력과 마케팅 등 많은 측면에서 부족한 후발 업체로서는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지지걸에 대해 다른 패스트패션업체와 같은 직영 방식이 아닌 프랜차이즈 가맹점 방식으로 사업모델 자체가 다른 만큼 충분히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해외 업체들보다 좋은 품질과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가맹점 사업자에게 30% 판매마진을 보장하면 많은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어 선발주자들보다 더 많이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이사는 "현재 서울 은평구 구산동 시범매장의 경우 품질 대비 가격은 이미 다른 패스트패션 업체들보다 낫다고 평가 받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미 다음 달 경기 일산과 울산시에 4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개설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가맹점이 크게 늘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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