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쿼터 초반 서울 삼성 나이젤 딕슨이 전주 KCC 하승진을 앞에 두고 골밑 슛을 시도했다. 두 선수가 공중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도중 딕슨의 팔꿈치가 하승진의 목을 향했다. 딕슨의 공격자 반칙. 221㎝의 거구는 충격으로 한 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이내 들것이 코트로 들어왔다.
그러나 하승진은 이를 악물며 벌떡 일어섰고, 잠실실내체육관을 메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하승진은 "나 괜찮아"를 외치는 듯 킹콩처럼 팔을 구부리며 포효했다.
거센 추격을 당하던 KCC는 하승진의 포효 이후 완전히 살아났다. KCC는 3쿼터 중반부터 추승균(19점)과 하승진(12점 7리바운드)이 연이어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내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삼성은 애론 헤인즈가 잇달아 패스미스를 했고, 이승준의 회심의 덩크슛도 림을 외면했다. 삼성은 3쿼터 7분간 단 4점을 얻는 데 그쳤다.
KCC가 5연승에 성공했다. KCC는 10일 잠실에서 열린 201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시즌 삼성전에서 73-60으로 크게 이겼다. 연승 행진을 이어간 KCC는 25승(15패)째를 챙기며 단독 3위를 굳게 지켰다. 2위 인천 전자랜드(26승12패)와는 2경기차다.
KCC는 이날 하승진과 추승균 외에도 크리스 다니엘스(12점)와 임재현(8점 6어시스트)이 고비 때마다 값진 활약을 펼쳤고, 특히 에릭 도슨이 득점 1위 헤인즈(10점)를 꽁꽁 묶으며 '조연' 노릇을 톡톡히 했다.
5위 삼성은 팀의 주축인 이정석(5점) 강혁(2점) 모두 부진해 이렇다 할 반격 한 번 펼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승준(18점)은 3점슛을 8개 던져 단 2개 밖에 넣지 못했다.
한편 안양에서는 홈팀 인삼공사가 최하위 오리온스를 68-58로 꺾었다. 9위 인삼공사는 '주포' 데이비드 사이먼이 4쿼터 초반 5반칙 퇴장을 당하며 잠시 흔들렸지만 11명의 선수 전원이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을 펼치며 어렵지 않게 승리를 챙겼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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