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앙대 농구팀을 이끌면서 허재, 강동희, 김유택, 한기범 등 한국 농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선수들을 키워낸 정봉섭(68) 전 대학농구연맹 회장이 일본 여자프로농구팀의 지휘봉을 잡기로 해 화제다.
9일 농구계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지난해 말 일본 샹송화장품으로부터 기술고문 제의를 받고, 현재 일본에서 활동 중이다. 공식적인 직책은 기술고문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감독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샹송화장품은 지난 시즌까지 선수로 뛰었던 아이자와 유코(38)를 감독으로 임명했지만 이번 시즌 8승14패로 부진한 성적에 그치자, 정 전 회장을 기술고문으로 영입해 벤치를 맡기고 아이자와 감독에게는 경기운영 방법을 보고 배우라고 한 것.
과거 정 전 회장이 이끌던 중앙대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양분하던 대학 판도를 일거에 무너뜨린 것은 물론 삼성전자와 현대 2강 체제였던 국내 성인 남자농구의 판도도 뒤흔들었다. 30대 초반이던 1974년 중앙대 감독을 맡아 1992년까지 벤치를 지킨 정 전 회장은 이후 중앙대 체육부장,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대학농구연맹 회장 등을 지냈으며 2007년에는 정년 퇴임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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