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사퇴로 야권 인사들이 향후 정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은 물론 군부가 약속대로 민주적 대선을 보장할 경우, 9월 대선이 목표인 인사들이다.
야권에서 차기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인물은 22개국 아랍연맹의 수장인 아므르 무사(75) 사무총장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무바라크 정권아래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지냈지만 무바라크 정권의 피해자로 보는 견해도 많다. 카리스마와 유머를 갖추고 있고 대중적 지지도도 높은 편이다. 최근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도 26%로 차기 대통령감 후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차기 대선 행보도 적극적이어서 11일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수주일내에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69)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IAEA 사무총장 3차례 연임, 노벨평화상 수상 등으로 국제사회의 지명도는 가장 앞선다. 그는 무라바크 사퇴발표 직후 "아름다운 권력 이양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해, 향후 대선정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집트 야권인사 25명으로 구성된 정권교체위원회에 포함된 아메드 즈웨일(64) 미 캘리포니아 공대 교수도 주목된다. 1999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그는 정부관리와 시위대를 오가며 이번 사태의 해결책을 중재하기도 했다.
모하메드 바디에(68) 무슬림형제단 최고지도자도 주요 변수다.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지만 대중적 기반이 넓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어서 영향력이 클 것으로 봐야 한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혁명을 이번 반정부 시위에 최대한 활용, 젊은 영웅으로 떠오른 와엘 고님(30) 구글 임원도 향후 정국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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