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금리 인상 등 국내외 긴축 우려로 9일 증시가 올들어 바닥 수준으로 추락했다. 특히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상치 않은 양상이어서, 당분간 주가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12포인트(1.17%) 내린 2,045.58로 마감했다. 지난해12월29일(2043.49) 이후 최저치이다. 코스닥지수도 5.73포인트(1.08%) 내린 525.74로 마쳤다. 전날 기습적으로 이뤄진 중국의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5,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며 이탈 조짐을 보였다. 이로써 외국인의 연초 이후 누적 순매매액은 3,50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신흥시장에선 긴축 조치가 이뤄지는 반면 선진국에선 양적 완화가 지속되면서 선진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동(머니 무브)이 일어나는데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에 근접해 환차익 매력도 사라져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선진증시가 상승국면이므로 우리 증시도 본격 조정에 들어간다고 보기는 이르다"면서도 "시장 여건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출 경기가 좋기 때문에, 증시는 지수 2,000선 정도까지 단기 조정을 받은 뒤 계단식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주식 매도의 여파로 외환시장의 원ㆍ달러 환율은 4거래일 만에 상승, 전날보다 4.20원 오른 1,108.90원으로 마감했다. 채권시장은 종류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4.00%로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했으나, 10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4.82%로 0.01%포인트 올랐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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