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차기 대선주자들 입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날선 발언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는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단독 질주하는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11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2년 전부터 대통령에 나온다든지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을 많이 피곤하게 한다"고 말하면서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 장관은 "2년 이후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며 "지금은 다음 대선을 위해 서둘 것이 아니고 적어도 금년 1년 동안은 한나라당 사람 누구나 이명박정부를 성공시키는 데 올인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선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 정권은 성공하지 못했는데, 또 정권을 달라든지 '우리는 대통령과 다릅니다'라고 말하면 국민들이 공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서 "개헌을 위해 가장 강력한 상대와 맞서겠다. 나의 상대는 골리앗"이라고 말했다. '골리앗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표현'이란 해석이 나오자 이 장관은 이날 "성경에 골리앗 장군이 여자라는 얘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역시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개헌에 대해 "어느 유력한 대통령후보라는 분이 '왜 내가 반대하는데 나의 동의 없이 논의하느냐'는 얘기를 하면 내가 들을 때 참 한심하고 답답한 이야기"라고 박 전 대표를 공격했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전날 박 전 대표의 복지론과 관련 "아직 3공화국 시대정신에 갇힌 한국형 복지는 사이비, 가짜 복지"라며 "힘으로 강탈한 재산, 장물을 국가와 당사자들에게 돌려주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정면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이라고 반박했다. 친박계는 높은 지지율의 박 전 대표를 흔들기 위한 정치 공세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이날 "'선플'(착한 댓글)이 많으면 '악플'(나쁜 댓글)도 섞이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악플도 여론인 만큼 귀담아 듣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복지 철학을 담은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해 정책 행보에 주력했다. 당 소속 의원 171명 중 114명을 포함, 이례적으로 여야 의원 123명이 공동발의에 서명했다.이에 따라 "법안 발의를 통해 박 전 대표의 세력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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