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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3국 비밀접촉' 제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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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3국 비밀접촉' 제의했었다

입력
2011.02.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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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 "현인택·김양건 베이징서 만나자"北 공식채널과 함께 '투트랙 대화공세' 주목

북한이 지난달 우리 정부측에 제3국에서의 남북 고위급 비공개 접촉을 제의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이를 통해 북한이 군사회담, 적십자회담, 국회회담 등의 공식적인 남북 대화와 함께 물밑 접촉 등 여러 갈래의 남북대화 공세에 나서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정부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중순 개성공단 채널을 통해 현인택 통일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제3국에서 회동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달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의하기에 앞서 천안함ㆍ연평도 사태와 개성공단 정상화 등의 남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현인택 장관과 김양건 부장의 회동을 제안했다"며 "북한은 회동 장소로 중국 베이징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측이 남북 고위급 인사의 비밀 접촉을 제의한 것은 무엇보다 식량난과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식량 원조 등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이 북미간 공식ㆍ비공식 대화 채널을 통해 북측에 북미 대화에 앞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천안함ㆍ연평도 사태와 비핵화 문제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김양건 부장보다 급이 높은 인사가 대화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역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고위급 대화에 나설 북측 카운터파트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나 강석주 내각 부총리 등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회신을 하지 않아 남북 비밀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남북 당국이 공식ㆍ비공식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어서 향후 북측이 역제의를 받아들일 경우 남북 고위급 인사의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남북 고위급 대화가 성사될 경우 양측은 연내에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북한이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고 비핵화 문제에서 진정성을 보일 경우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정상회담뿐 아니라 고위급 남북대화 개최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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