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을 앞두고 전세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세입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세가격이 많이 오른데다가, 값싼 현재 전세를 찾아 도시 외곽으로 이사를 하려 해도 전세 품귀현상으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 전문가들은 전세 재계약을 위한 목돈 마련이 급하다면 은행권 전세 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필요한 자금이 6,000만원 이하라면 국민주택기금의 전세자금 대출이 유리하다. 이 대출은 ▦근로자ㆍ서민 전세자금 대출과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대출로 나뉘는데 우리, 신한, 기업, 하나은행, 농협 등 5곳에만 취급한다.
두 대출 모두 전용 85㎡이하인 주택(아파트, 빌라, 일반 주택 등)에만 적용되고, 전용 85㎡이상의 중대형이나 오피스텔(주거용 포함)은 제외된다. 대출금리는 연 4.5%이고, 사실상 고정금리인데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는 점도 장점이다.
근로자ㆍ서민 전세자금 대출은 ▦신용등급이 1~6등급 정도로 양호한 ▦부양가족이 있는 만 20세 이상이 무주택 세대주로서 ▦연간 소득이 3,000만원 이하여야 받을 수 있다. 다만 연소득은 상여금과 수당을 뺀 금액이다. 임차보증금의 70% 범위 내에서 최대 6,000만원(3자녀는 8,0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는데, 실제 한도는 본인의 소득과 부채 현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대출은 금리가 2%로 낮지만 연간 소득(상여금ㆍ수당 포함)이 2,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부양가족이 있는 만 20세 이상 무주택자로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추천서도 필요하다. 전세 보증금이 일정액 미만이어야 대출이 가능한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8,0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하고 수도권 기타광역시는 5,000만원, 기타지역은 4,000만원을 초과하면 안 된다. 대출한도는 전세금의 70%까지다.
국민주택기금 대출 조건에 맞지 않거나 필요자금이 6,000만원을 넘어서면 시중은행의 일반 전세대출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은행별로 다르지만, 전세보증금의 60~80% 범위에서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현재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통상 4% 후반에서 5% 초반인데, 실제 적용금리는 개인신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대출이자 외에 보증수수료 명목의 추가 부담이 들어가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보증료는 보증액의 0.2~0.6% 수준. 예컨대 보증액의 80%만 대출이 이뤄지는 만큼 8,000만원을 대출 받으려면 1억원에 대해 매년 20만~60만원 정도의 보증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은행별로 조건과 금리가 다르고,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은 조금이라도 월세를 내면 아예 대출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직접 창구를 방문해 문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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