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새 회장 선임을 앞두고 투표권 논란에 휩싸였다. 차기 회장 유력 후보인 류시열 지주회장, 그리고 단순 재무적 투자자(FI)인 BNP파리바가 회장 선임을 위한 투표권을 갖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7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8일 특별위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4명의 최종 후보를 결정한 뒤, 이후 면접을 통해 한 명을 단독 후보로 선출할 예정. 문제는 특위에 류 회장과 BNP파리바 사외이사인 필립 아기니에 이사가 속해 있고, 이들의 향배에 따라 차기 회장이 사실상 결정된다는 점이다.
현재 신한금융의 차기CEO 경쟁은 류 회장과,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의 2파전 구도. 그런데 특위위원 9명 중 4명의 국내이사(류 회장 포함)는 류 회장을, 4명의 재일교포 이사는 한 의장을 지지하는 하고 있어, BNP파리바의 필립 아기니에 이사가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류 회장이 자신에게 표를 던지고, BNP파리바도 손을 들어줄 경우, 차기 회장은 류 회장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때문에 일각에선 류 회장과 BNP파리바의 투표권 행사에 의의를 제기하고 있다. 류 회장의 경우, 차기 회장 후보 가운데 한 명인데 자신이 자신에게 투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것. BNP파리바 역시 경영진 선임을 위한 투표에 참여할 경우 단순 FI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검토한 결과 류 회장이 특위위원 자격으로 투표를 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BNP파리바에 대해서도 “신한의 주요 주주로서 지금까지 이사회에서 주요 사안에 대해 투표권을 행사해 왔다”면서 “사외이사가 상법과 정관에 따라 특위와 이사회에서 투표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워낙 팽팽히 맞서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투표권행사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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