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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그대를 사랑합니다’황혼의 사랑 잔잔히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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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그대를 사랑합니다’황혼의 사랑 잔잔히 그려

입력
2011.02.0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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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만석(이순재)은 용돈벌이로 나선 새벽 우유배달 길에 폐품을 팔아 연명하는 황혼의 여인 송씨(윤소정)와 맞닥뜨린다. 만석은 매일 새벽 같은 시간에 만나는 송씨를 조금은 퉁명스럽게 대하면서도 갑작스레 찾아온 연정을 숨기진 못한다. 오랜 세월 이름도 없이 홀로 지내온 송씨도 만석에게 조금씩 마음을 연다. 본격적으로 황혼 로맨스를 펼치면서 만석은 송씨를 ‘그대’라 칭한다. 당신이라 불리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예의 때문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노년의 사랑을 그린다. 만석과 송씨를 통해 뒤늦게 핀 새순 같은 사랑을 표현하면서 치매를 앓는 아내 조순이(김수미)와 장군봉(송재호) 부부의 사연을 통해 묵은 장맛 같은 노부부의 사랑을 전한다. 인생 막바지에 알게 돼 연대하는 네 사람의 특별한 인연이 잔잔한 웃음과 함께 짠한 감정을 자아낸다.

겉으론 호객 요소가 많지 않은 영화다. 젊은 스타가 출연하지 않고, 이야기 전개도 조미료를 넣지 않은 콩나물국처럼 밍밍해 보인다. 눈물 범벅의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장면에서조차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는다. 그저 세월의 때가 낀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인 한 동네를 배경으로 노년의 삶을 묵묵히 바라본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기어이 울음보를 터뜨리게 하는 영화다. ‘마파도’와 ‘사랑을 놓치다’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물의 감정을 물 흐르듯 표현할 줄 아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1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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