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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이동제한ㆍ방역 구멍 '구제역 복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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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이동제한ㆍ방역 구멍 '구제역 복사판'

입력
2011.02.0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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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확산의 매개체는 사람이었다. 외국 여행을 나갔던 농장주 역할을 철새가 대신한 것만 빼면 일단 국내로 유입된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랑이 모는 차량을 타고 전국으로 번진 것은 조류 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이나 똑같았다.

과거에 발생했던 AI처럼, 이번에도 발단은 철새였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7일 내놓은 역학조사 중간 결과에서 야생 조류와 가금류에서 나온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동일한 점을 들어 “AI가 철새에 의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역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부터 2개월간 큰고니, 청둥오리 등 야생조류의 배설물에서 분리한 17건의 AI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국내 가금류 농장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동일한 그룹으로 확인됐다. 특히 야생조류에서 분리한 바이러스는 몽골의 큰 고니(2009년ㆍ2010년), 중국의 뿔논병아리(2009년)에서 분리한 바이러스와 유전자 서열이 99%이상 일치했다. 이는 중국과 몽골의 AI 바이러스가 철새를 타고 한국으로 옮겨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철새가 묻혀 온 바이러스는 배설물을 통해 가축으로 번져 나갔다. ▦농장인근에 서식하는 AI 감염 철새의 분변이 차량과 사람에 묻었거나 ▦건조하려고 내놓은 사료에 철새들이 접근해 오염시키는 경우 ▦풀어 키우는 가금류가 철새 서식지를 오가다가 직접 감염되는 경우가 가능하다.

일단 야생에서 농장 울타리 안으로 유입된 바이러스가 다른 농장으로 퍼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 AI가 가장 많이 발생한 전남 영암(9건)과 나주(8건)에서는 챠량으로 인해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구체적 사례도 나왔다. AI가 발생한 영암의 한 오리농장은 지난해 말부터 육용오리를 사육하는 지역 내 농장 두 곳에 사료를 전달하며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나주의 한 사료공급 농장도 영암의 또 다른 육용오리 농가 3곳을 각각 2~4차례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하 가축의 무게를 측정하는 계근 사업소도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 경로였다. 나주와 영얌의 닭ㆍ오리농장 세 곳은 농장 관계자가 계근 사업소를 찾았다가 AI 바이러스에 오염됐다. 돼지와 소를 출하하려던 충남의 한 농가가 인천 도축장에 갔다가 경기 지역에서 온 구제역 감염 농가 때문에 전염된 경우와 매우 흡사하다.

검역원 관계자는 “차량 외부뿐 아니라 운전석과 조수석 핸들, 운전자도 꼼꼼히 소독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농장 출입시에는 꼭 신발과 옷을 갈아 입는 것이 방역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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