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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식량과 유엔환경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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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식량과 유엔환경협약

입력
2011.02.0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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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에 환경 관련 3대 협약으로 생물다양성협약(UNCBDㆍ1993년 발효), 기후변화협약(UNFCCCㆍ1994년 〃), 사막화방지협약 (UNCCDㆍ1996년 〃)이 있다.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에너지가 과다하게 사용됨에 따라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면서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였다. 지구촌 곳곳의 이상기후는 농작물 생산에 영향을 미쳐 세계적인 식량문제를 촉발하고 있다.

특히 가뭄으로 인한 사막화는 농작물 재배를 어렵게 하고 현지인들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막이 없는 우리에게 이 문제는 생소할 수 있지만, 10월 경남 창원시에서 아시아 처음으로 제10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 총회(UNCCD COP 10)가 열린다. 우리를 괴롭히는 황사가 중국과 몽골의 사막에서 오는 모래바람이라는 점에서 사막화방지는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사막화는 식량문제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보존에도 영향을 준다. 에너지문제, 환경문제, 식량문제는 별개가 아니다.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생물다양성회의는 지구상의 소중한 생명자원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감소하거나 사라지는 주된 원인이 온실가스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교토의정서를 체결하게 된 것이다.

사막화 방지는 매우 어려워 '전투(combat)'로 표현된다. 식량문제와 환경문제를 가장 심도 있게 전망하는 지구정책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세계의 환경문제를 다룬 이라는 책에서 지구가 당면한 중요한 문제로 사막화와 생물다양성 위협을 들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 세계인구가 91억 명, 아시아와 아프리카 인구가 각각 51억, 19억 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에너지문제와 식량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였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가의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2050년 세계에너지는 지금보다 3~5배, 식량은 2배 이상 필요할 것이다. 개발도상국가가 소득이 증가하면 더욱 많은 에너지와 동물성단백질을 사용할 것이다. 쇠고기 1kg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곡물 7kg 이상이 소요된다. 누가 2050년 91억 인구를 책임질 것인가?

지난해 8월 유엔은 3대 환경협약, FAO 등 환경ㆍ식량 관련 기구가 모두 참가하여 '유엔 사막화방지 10년(2010~2020) 계획'을 발표하였다. 에너지는 불편하더라도 절약하고 선택할 수 있지만 식량은 필수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하다. 사막화가 확산되면서 생명의 근간인 땅(land)이 훼손되면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땅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사막화의 주된 원인은 가난한 농민들에 의한 과다 방목, 산림 훼손, 부적절한 물과 토양 관리다. 사막화를 막으려면 소득을 대폭 증대 시키는 산업용식물 개발이 중요하다.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사막화 지역에 잘 자라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소재를 생산하는 산업용식물을 개발하면 사막화 방지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보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자급률 3%와 낮은 식량자급률(곡물자급률 26%, 식품자급률 45%)은 국가에너지와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2009년 한 해에 전체 농경지의 약 1.3%에 해당하는 2만3,000㏊의 농경지가 도로건설, 산업용지 등으로 사라졌고 곡물자급률이 매년 1%씩 낮아지고 있다. 우리의 식량안보를 확고히 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유엔환경협약 준수와 글로벌녹색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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