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설날만 되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연날리기를 하느라 온 마을이 들썩들썩 했는데…"
신묘년 설을 맞아 새 희망을 가득 담은 연들이 하늘을 가득 메운 전남 해남군 계곡면 사정리. 잊혀져 가는 전통놀이인 '연날리기'가 이 마을에서 한창인 것은 '연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재송(64)씨 때문이다.
이씨는 해마다 겨울이 되면 직접 만든 연을 날리며 전통놀이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씨가 선보이는 연은 15cm 크기의 손바닥만한 방패연부터 텐트를 뜯어 만든 2㎙ 이상 크기의 가오리연까지 평소 구경하기 어려운 진귀한 연들이 많다. 200개의 연을 한 줄에 연결해 띄우는 '줄연'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용을 연상시킬 정도로 웅장한 장관을 연출한다.
이씨가 직접 제작한 모든 연에는 수십 년 동안 노하우가 숨어 있다. 가장 중요한 비결은 대나무의 탄성. 시누대(장죽을 만드는 대)를 쓰는 일반적인 방법보다 늙은 왕대를 얇게 깎아 연 살을 만들어 탄성을 살린다. 방패연의 경우 똑같은 탄성의 대나무를 좌우대칭으로 균형 있게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또 무게를 가볍게 하려 연 살을 살짝 굽기도 하는 등 여러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씨의 연 만드는 솜씨는 입소문을 타고 주변에 알려져 멀리서 연 만들기를 배우러 오는 이도 적지 않다. 함께 연을 날리는 동호인들도 제법 생겼고 도 대표축제인 명량대첩제에서 연날리기 시범으로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씨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 하는데 연날리기가 최고의 놀이"라며 "고유의 전통놀이가 잊혀져 가는 것이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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