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 초등학교인 서울 종로구 교동초교의 올해 신입생이 7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시 중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교동초교를 비롯해 도심 초등학교 학생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다.
1894년 관립교동왕실학교로 시작해 1960, 70년대에는 학생수가 4,000명을 넘었던 교동초는 지난해 재학생이 100명 남짓으로 줄어 서울에서 가장 작은 초등학교가 됐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15명, 12명의 신입생을 받았는데 올해는 그 숫자가 한자리 숫자가 된 것이다. 인근 학교도 사정이 비슷하다. 1970년 졸업생 830명을 배출했지만 올해는 70명이 졸업하는 종로구 재동초교의 입학생은 올해 38명에 그쳤다. 이 역시 2009년 56명, 2010년 51명에서 계속 감소추세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49명, 42명이 입학한 종로구 매동초교는 올해 37명의 신입생을 받는다.
중구도 사정도 비슷해 남산초교는 신입생 수가 2009년 32명, 2010년 34명, 2011년 33명으로 간신히 현상 유지를 했다. 2007년 전교생 97명으로 문을 연 신당초교는 2009년 62명, 2010년 59명에 이어 올해 신입생 65명이 배치됐고 광희초교는 2009년 53명, 2010년 45명에서 올해 40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학생 수가 줄면서 학부모들은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운동회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자녀의 교우관계 등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구 남산초교는 지난해 은행 3곳의 사내 네트워크를 비롯해 지역 백화점 유치원 병원에 학교 홍보자료를 배포하는 등 지역 주민 자녀 입학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또 맞벌이 부부를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교사들이 아이들을 맡아 돌봐주는 ‘8 to 9 돌봄시스템’을 도입했다. 중구 충무초교도 연중무휴로 오후 9시까지 총 40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종로구 매동초교는 1학년 때부터 원어민 영어 수업을 하고 한자교육을 실시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심초교 관계자는 “도심공동화 추세를 개별학교의 노력만으로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저출산, 도심 거주환경 개선을 위해 국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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