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點點, 커지는 내신 갈등

입력
2011.02.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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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 영어 점수가 왜 2등급 밖에 안 되죠?"소수점 차로 등급 갈리고, 1문제 차로 당락 좌우대학·특목고 입시 비중 확대로 공정성 시비 잦아

대입에 입학사정관 전형과 수시 모집이 확대되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입시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되는 등 내신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선 학교에서 시험 점수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현행 9등급 상대평가 방식에서는 소수점 아래의 점수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경우도 많아 중간ㆍ기말 고사의 출제와 채점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5일 서울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Y고교에서는 기말고사 영어 성적 채점을 두고 학부모와 학교측이 충돌했다. 1학년 A군이 2학기말 영어시험에서 95.7점을 받아 2등급이 되자 A군의 어머니가 서술형 문제의 정답 채점에 문제가 있었다고 항의한 것이다. A군의 영어 석차는 전교 21등으로 1등급은 상위 4%인 전교 20등까지만 해당된다.

A군의 어머니는 "단어 쓰기에서 정답인 복수형을 단수형으로 적은 학생까지 만점으로 처리됐다"며 "1,2등급이 근소한 차이로 결정되는 상황에서 학교가 엄정하게 채점하지 않아 완벽한 정답을 쓴 우리 아들이 불이익을 봤다"고 항의했다.

학교측은 영어교사들과 논의한 끝에 일부 문항의 채점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일부 성적을 수정했지만 A군의 석차는 바뀌지 않아 2등급을 받았다. 이에 A군의 어머니는 "작은 점수 차이로 아이의 미래가 뒤바뀔 수 있다"며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교 영어 내신은 외고 입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하다. 서울 Y중에선 영어 내신 3등급을 받은 한 학생의 학부모가 시험 난이도에 문제제기를 했다. 이 학부모는 "중학교 시험에 고2~고3 수준의 문제가 출제됐다"며 "상위권 학생의 변별력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문제를 어렵게 내 1,2문제 차이로 3등급이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외고에 도입된 자기주도학습전형은 1단계에서 영어 내신으로만 합격자의 1.5배수를 걸러내 비중이 절대적이다. 특히 내신등급과 석차백분율을 혼용해 반영하는 대입과 달리, 외고 입시에서는 내신 등급만 표기하도록 돼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서울 지역 외고 합격생들의 평균 영어 내신은 1.6등급으로 3등급을 받으면 1단계 통과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시행되는 서술형 평가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울지역 초중고교는 서술형 문항을 30% 이상 출제하도록 하고 있으나 주관식 문항의 채점을 놓고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입시업체 하늘교육의 임성호 이사는 "외고 입시의 경우 등급 외에 석차 백분율을 반영하든지, 영어 외에 국어, 수학 등 다른 과목의 내신을 반영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내신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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