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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인의 죽음 "살해" "사고" 공방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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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인의 죽음 "살해" "사고" 공방 치열

입력
2011.02.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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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의사 부인 사망 사건(본보 7일자 10면)을 두고 경찰과 피의자의 진실 공방이 치열하다. 경찰은 "부부싸움 과정에서 발생한 살해 사건"으로 단정하는 반면, 숨진 박모(29)씨의 남편인 피의자 A(32)씨 측은 "사고에 의한 돌연사"라며 반대 증거와 정황을 제시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7일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부부싸움이 없었다는 A씨의 진술은 거짓으로 나왔으며, 숨진 박씨의 혈흔이 묻은 A씨의 옷도 확보했다"며 "A씨의 주장처럼 사고사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얼굴 등 몸 여러 곳에서 긁힌 상처를 확인했고, 박씨의 얼굴에서 구타에 의한 멍도 발견하는 등 부부싸움 흔적을 다수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시신이 발견된 오피스텔의 폐쇄회로TV를 분석한 결과 박씨의 사망 추정 시각인 지난달 14일 새벽 시간대에 A씨 외에는 외부출입자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외부침입에 의한 타살 가능성을 부인했다. A씨는 박씨 사망 당일 새벽 3시께 오피스텔로 들어왔다가 새벽 5시40분께 시험공부를 위해 집을 나섰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상처와 혈흔을 부부싸움의 정황으로 보는 경찰의 추정을 반박했다. A씨의 변호인은 "박씨의 손톱에서 나온 A씨의 혈흔은 평소 아토피를 앓고 있는 A씨의 등을 박씨가 긁어주다 묻은 것"이라며 "A씨 부부는 결혼 이후 한번도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씨의 사인이 목눌림에 의한 질식사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판정에 대해서도 A씨의 변호인은 "부검 결과 시신의 목에는 손자국이 전혀 없고, 뒷머리에 타박상 흔적이 나왔다"고 반박하고 "박씨는 욕실에 갔다가 임신부에게 흔한 증상인 빈혈 등으로 쓰러져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경찰 측이 (나에게는) 조사 내용을 안 보여주고, 처가 쪽에만 보여주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 증거나 이런 것에 대해 결정이 된 건 아니지 않느냐.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변호인과 상의 후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시신의 피부가 손상되면 으레 손자국이 사라진다"고 다시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는 사고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사망 추정 시간대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것인 만큼 이를 소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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