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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중공업, 37년 만의 조선 1,700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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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중공업, 37년 만의 조선 1,700척

입력
2011.02.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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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1974년 6월28일을 잊지 못한다. 중공업의 개념조차 잘 모르던 시기에 26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1,2호선을 만들어 '애틀랜틱 배런(baron)''애틀랜틱 배러니스(baroness)'라는 첫 명명식을 연 날이다. 그로부터 37년 만에 현대중공업은 또 하나의 조선업 역사를 썼다. 지난 달 31일 선주에게 인도한 자동차 운반선 '모닝릴리'호가 단일 업체가 건조한 사상 최초의 1,700번째 선박으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설'로 남은 40년 전 정주영 창업주의 무모한 도전을 떠올리면 이번 기록은 말 그대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한국의 역동성을 상징한다. 배를 만든 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당시 500원권에 그려진 거북선을 내보이며 그리스에서 배를 수주하고 영국에서 차관을 도입했던 그 배짱 말이다. '대서양의 남작 부부'가 탄생한 그날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의 저력을 믿어준 '신뢰의 나라'그리스에 대한 감사를 아끼지 않았다.

글로벌 자동차 수송선사인 유코카 캐리어스가 발주한 모닝릴리는 한 번에 8,100대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대형 선박이다. 초대형 유조선, 드릴십, LNG선, 컨테이너선 등의 상용 선박은 물론 최영함 등 첨담 군함까지 다양한 선박을 건조해온 우리 조선업계로선 기술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름도 없던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30여 년 만에 50개국 260여 개 선사에 1,700척의 선박(9,776만톤)을 공급하며 세계 최대 조선업체의 지위를 굳힌 뜻은 결코 가볍지 않다. 발주사는 노사 협력으로 약속을 지킨 현대중공업에 1,000만원의 복지기금도 내놓았다고 한다. 즐겁지만 즐거울 수만은 없는 설 명절에 날아든 밝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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