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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51> 미래의 내 사위에게 바라는 것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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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51> 미래의 내 사위에게 바라는 것 2가지

입력
2011.02.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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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건강한가?

10여 년 후에나 만나게 될 사위에게 미리 편지를 쓴다는 게 어색하기도 하지만, 특별하다는 생각도 드네. 내 딸을 사랑해줘서 고맙네. 장인과 사위라는 관계에서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로서 우리 잘 지내보세. 두 사람의 행복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많지만, 몇가지만 당부하겠네.

젊은 날에는 금전에 변화가 많지. 부유했다가 돈 관리를 잘못해서 가난해지는 것을 목격했고, 반대의 경우도 봐왔다네. 이 시점에서 돈이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네. 직업이나 학벌도 마찬가지지.

단, 내 딸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두 사람을 위해, 나는 자네한테 두 개를 받고 싶네. 바로 건강진단서와 1년치 신용카드 내역서라네.

결혼 전에 자네의 건강진단서를 꼭 봤으면 하네. 건강검진 비용은 내가 부담하겠네. 기분 나쁘게 듣지 말게. 건강하지 않으면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건강상태를 알고 대비해야 만일의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니까.

이 말을 하자니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군. 10여 년 전에 외국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 남성과 역시 출중한 외모와 조건을 갖춘 여성을 소개시켜 결혼에 이르게 한 적이 있지. 그런데 몇 년 후 그 여성을 재혼회원으로 다시 만난 거야. 알고 보니 결혼 후 1년 만에 남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군.

결혼할 때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네. 결혼 전에 건강진단만 받았더라도 이 부부의 운명은 180도 바뀌지 않았을까? 자기 건강상태를 안다는 것은 행복한 결혼의 시작이라네. 하지만 젊은 날에는 이 점을 간과하기 쉽지. 그래서 당부하는 걸세.

신용카드 내역 좀 보여주게나

신용카드 내역서를 보여달라고 하니 기분이 나쁜가. 아무리 장인이라도 사위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게 아닌가 하고?

하지만 그 사람의 소비성향은 생활습관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네. 자네가 씀씀이가 크면 내 딸이 그것을 줄여줘야 하고, 자네가 알뜰하면 내 딸 역시 거기에 플러스가 될 수 있게 생활을 해야겠지. 또 연체를 했다면 그 사유를 파악해서 신용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면 되고.

사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결혼할 때도 그 사람의 능력을 따지게 되는 것은 일면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경제력이 다는 아니라네. 아무리 돈을 많이 번들 헤프게 써버리면 빛 좋은 개살구 아니겠는가. 경제력만큼이나 경제관념을 염두에 둬야 한다네.

소비성향이 달라서 수십 년을 힘들게 사는 노부부를 알고 있네. 남편은 10원도 허투루 쓰지 않는 사람인데, 하필이면 기분파 아내를 만났지 뭔가. 돈을 많이 쓰네, 적게 쓰네 하면서 부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며 살고 있네.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부부는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고, 잘하는 부분은 격려하면서 더 발전해 나가는 관계가 돼야 하네. 딸에게 보여주기 뭣하다면 남자 대 남자로 같이 얘기해 보세나. 결혼은 배우자의 인생을 내가 책임지는 것이라네. 그 기반이 되는 것이 건강과 금전관리인 것이고. 나는 두 사람이 건강과 경제관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기꺼이 상대에게 자신을 증명해주리라 믿고 있네.

추신. 이 편지는 미래의 사위뿐 아니라 많은 부모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20년 동안 결혼사업을 하면서 만난 많은 어머니들은 한결같이 가정환경 좋고, 학벌 좋고, 직업 좋은 사윗감을 원했습니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두 딸의 아버지인 나는 과연 어떤 사윗감을 원할까 하고요.

부모들도 학벌 같은 조건이 행복을 보장해주는 게 아님을 알고 있겠지요. 다 가질 수 없다면, 실질적인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건강과 경제관념입니다.

■ 남녀본색

'어머니를 보면 딸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가정환경이 그 사람의 품성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가 미혼 남녀 회원 300명(남 150명, 여 150명)에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자산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은 부모가 준 자산으로 건강체질을 꼽았다. 이어 습관(부지런함·성실함), 가족(형제), 두뇌, 외모, 재산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답변으로는 생명,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 생활력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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