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가 13개월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실물경제가 비교적 괜찮았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자지수(BSI)는 90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12월(89)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 제조업 업황 BSI는 작년 8월 이후 6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BSI가 100 보다 낮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다고 느끼는 기업이 그렇지 않다는 기업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것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 제조업의 원자재 구입가격 BSI는 136으로 전달(125)보다 11포인트나 급등하면서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경영 애로 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은 제조업체가 23.6%에 달했다.
그래도 실물 경기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광공업생산은 전달 대비 2.8%,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했다. 전달 대비로는 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개월째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82.5%로 전달(80.9%)보다 높아졌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 역시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전년동월비)는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