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은 오는 3월13일 퇴임하는 이공현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정미(48)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31일 내정했다. 여성이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되기는 2003년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에 이어 두 번째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권을 가지며 임기는 6년이다.
이 후보자는 울산 출생으로 마산여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시험 26회로 1987년 사법연수원 수료(16기) 후 대전지법 판사, 서울가정법원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이 후보자 내정은 법원 내의 전통적인 기수 파괴, 비서울대 출신 여성 법조인 발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후보자는 그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거론됐던 김수학(57ㆍ19회) 대구지법원장, 이재홍(55ㆍ20회) 서울행정법원장, 이진성(55ㆍ20회) 서울중앙지법원장 등에 비해 사법연수원 기수가 6~7기나 후배다.
이 대법원장은 이 후보자 인선 배경에 대해 "비서울대 출신 여성 고등법원 부장판사로서 해박한 법률 지식에 타고난 성실함과 섬세함까지 갖추고 있다"며 "소송당사자와 소통이 뛰어나고 설득력이 높아 재판 결과에 대한 소송관계자의 승복률이 큰 것으로 정평이 나 있고, 법원 안팎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내정 소식을 전해 들은 후 "이 땅의 소수자 및 여성의 인권 보호에 노력하고, 법 질서 확립에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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