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42) 인삼공사 감독의 얼굴이 확 펴졌다. "저희 구단 프런트들이 어젯밤에 좋은 꿈을 꿨다는데…. 하하, 이럴 때는 담배 한 대 피워야죠. 기쁨의 담배입니다." 전장호 단장은 "얼마나 기도를 많이 했는데요"라며 눈물까지 글썽였다.
2011 한국농구연맹(KBL)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31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지난해 8위였던 인삼공사가 구슬 추첨을 통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지명 순위가 확정된 뒤 드래프트는 10분간 휴식에 들어갔다. 이 감독은 전 단장과 함께 회의장 뒤로 나가 '승리'를 만끽했다. "내년에는 양희종 김태술 김일두도 군에서 돌아오니까 할 만하겠죠." 인삼공사는 지난해 박찬희에 이어 2년 연속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차지했다.
속개된 드래프트에서 이 감독은 "중앙대학교 오세근"을 힘차게 불렀다. 오세근은 200㎝ 106㎏의 당당한 체구를 갖춘 대형 센터다. 오세근은 중앙대의 52연승을 이끌었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대학생으로는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나머지 구단들의 지명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순위 SK는 중앙대 김선형, 3순위 오리온스는 메릴랜드대 최진수, 4순위 전자랜드는 중앙대 함누리, 5순위 동부는 연세대 김현호, 6순위 삼성은 고려대 유성호, 7순위 KT는 단국대 김현민, 8순위 LG는 고려대 정창영, 9순위 KCC는 명지대 정민수, 10순위 모비스는 경희대 이지원을 1라운드에서 호명했다.
한국인 최초의 미국대학스포츠(NCAA) 1부 리그 출신인 최진수는 아버지인 김유택 오리온스 코치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상명대 1호 졸업생인 '늦깎이' 임상욱(27)은 3라운드에서 모비스의 선택을 받았다.
오세근은 "1순위가 될 거라는 말이 많아서 부담도 컸는데 이제는 후련하다. 인삼공사의 지명을 받아 영광이고, 친구인 박찬희와 함께 뛰게 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드래프트에는 총 44명의 참가자 중 22명(50%)만이 1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역대 14차례 드래프트의 평균 취업률은 58.9%(501명 지원, 295명 발탁).
한편 올해로 3년째를 맞은 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는 6개 구단 모두 지명권을 포기했다. 참가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는 데다 1년여 후면 혼혈선수 1호인 전태풍(KCC) 이승준(삼성) 문태영(LG) 등이 자유계약선수로 풀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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