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발 악재에 국내 금융시장은 속수무책이었다. 주가는 하루새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2,060대로 주저앉았고, 원ㆍ달러 환율은 6일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8.14포인트(1.81%)나 급락한 2,069.73으로 장을 마쳤다. 올들어 가장 낮은 수치. 이집트 반정부시위 사태의 여파로 주말 미국 뉴욕증시가 2% 안팎으로 하락한 데 이어, 월요일 개장한 국내 증시는 초반부터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추락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900억원 이상을 순매도, 작년 11월11일 옵션쇼크 이후 가장 많이 팔아 치웠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집트 사태가 본질적으론 정치적 이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교보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 증시는 연휴를 앞두고 이틀밖에 열리지 않아 이집트발 악재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며 "미국이 개선된 고용지표를 발표하는 등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에,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 이상원 투자전략팀장은 "이집트사태가 중동 산유국으로 확산되면 유가가 상승하고 글로벌 경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러나 에너지와 화학 업종은 유가 상승 및 글로벌 공급 감소로 수혜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집트 사태로 안전통화인 달러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7.70원 오른 1,121.50원에 마감했다. 채권금리도 큰 폭으로 올라.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3.96%로 0.08%포인트,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4.41%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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