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승(22ㆍ대학생)씨는 지난 1년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으며 보냈다. 장씨가 앓는 병은 소아암 중에서도 희귀암으로 분류되는 횡문근육종. 어이없게도 암은 군 신병훈련소에서 발병했다. 입대 전 다녔던 병원의 오진으로 물리치료만 받다 조기 치료 기회를 놓쳤다.
네 차례의 암 수술을 받았지만 완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안 그래도 없는 살림에 눈덩이처럼 커지는 치료비는 또 다른 악몽이다. 장씨는 입원 치료비를 민간단체 등의 후원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제발 지금 상황을 벗어나 친구들처럼 다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탄하는 장씨 눈동자는 어느새 그렁그렁해졌다.
장씨 등 암과 투병하는 국립암센터의 환자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달 26일 김익환 서울메트로 사장은 2009년 9월 내 고장 사랑운동을 시작한 뒤 임직원들이 적립한 내 고장 사랑기금 4,000만원을 암환자 8명에게 1인당 500만원씩을 전달했다. 병원 측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 중에서 심사숙고해 수혜자를 선정했다. 서울메트로는 이와 별도로 내 고장 사랑기금 200만원을 소아암센터 도서구입비로 쾌척했다. 김 사장은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여러분들이 희망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들(5)의 암치료를 위해 생업도 포기하고 한국에 머물고 있는 몽골인 암말가르갈(35·여)씨는 "이방인에게도 이런 혜택을 줘 너무 감사한다"고 감격해 했다. 장씨도 "두 달 가까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라며 좋아했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과 조재일 부속병원장 등도 환자들과 기쁨을 함께 했다. 조 병원장은 "임직원들이 모은 정성이라 더욱 의미 있는 설 선물"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서울메트로는 강북구와 강서구 등 서울 8개 구의 홀몸 저소득노인 450가구에도 겨울 도시가스요금으로 4,000만원을 전달했다.
고양=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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