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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주화 시위/ 일주일째 시위… 혼란 장기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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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주화 시위/ 일주일째 시위… 혼란 장기화 조짐

입력
2011.01.3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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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혼란이 장기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경제활동도 마비된데다 약탈과 탈옥이 이어지는 등 치안공백도 계속되고 있다. 경찰이 약탈에 가세하는가 하면 시민들이 무장해 약탈자와 탈옥수를 체포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시위대는 2월 1일 총파업과 '백만명 행진'을 예고하고 있어 사태가 악화할 경우 또 다시 유혈 사태가 재발될 것으로 우려된다.

시민들 통금 어기고 거리로…2월 1일 총파업과 '백만명 행진'

반정부 시위대 수 만명은 31일에도 카이로 중심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에서 집결해 무바라크 정권 하야를 촉구했다. 이날 인권 탄압으로 악명이 높았던 하비브 알 아들리 내무장관이 물러나는 등 새 내각이 구성됐지만 시위대들은 "무바라크 퇴진 이외에는 어떤 변화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시민들은 전날부터 통행금지령을 거부하고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밤을 지새기도 했고 통금을 피해 귀가했던 시민들도 날이 밝으면 다시 광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자유라는 의미의 타흐리르 광장은 민주화의 성지로 자리잡고 있다. 광장 곳곳에는 군인들과 경찰이 배치됐지만 이날 오후까지 눈에 띄는 충돌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집트군이 프로정신을 발휘하고 있다며 이집트군의 온건한 시위 대처방식을 칭찬하고 나섰다.

시위대는 2월 1일엔 총파업과 '백만인 행진'을 기치로 무바라크 대통령 집무실까지 대규모 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힘에 따라 일촉즉발의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경제활동 마비, 약탈 자행에 시민들이 방어군으로 변모

반정부 시위 여파로 이집트 경제활동은 마비 수준에 이르렀다. CNN은 "상점이 문을 닫고 물자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빵과 콩, 쌀 등 기본 식량과 석유를 비롯한 연료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통금령을 연장하면서 물자 구하기가 더 어려워져 시민의 고통은 가중될 전망이다.

폭도들이 물건과 식료품 등을 약탈하는 등의 혼란은 31일에도 계속됐다. BBC는 일부 경찰이 약탈에 가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약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민들이 직접 총기로 무장, 주변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순찰을 도는 등 군대 조직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집트 군인은 이날 박물관 유물을 훔치려고 한 5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로 치안공백 상황이 빚어지면서 시민계층 간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빈민들이 약탈자로 돌변하면서 일부 부유층은 무바라크 독재를 그리워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미구호 나오기 시작, 이스라엘은 현정권 지원 호소

이집트 반정부 시위에는 무바라크 정권 퇴진과 함께 미국을 비난하는 반미 구호도 나오기 시작했다. 시위대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부패한 무바라크 정권을 지원했다며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이스라엘이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 무바라크 정권 지원을 호소하는 비밀 전문을 미국과 유럽국가들에 보냈다는 현지보도가 나오면서 무바라트 정권퇴진 시위가 반미, 반이스라엘 시위로 확산될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고은경기자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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