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강도가 격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자국민보호를 위해 전세기를 띄우는 등 잇따른 조치를 내놓으면서 현대판 엑소더스가 재현되고 있다.
주이집트 대사관은 카이로 현지의 치안 공백으로 교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30일 비상연락망을 통해 필수 요원이 아닌 교민에게 귀국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외교부는 29일 이집트 전역을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현대차그룹과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현지 한국 법인도 주재원을 피신시키고 가족을 귀국토록 조치중이다.
미국정부 역시 이집트 교민에게 현지를 떠날 것을 권고하고 31일부터 대피 희망자에게 정부가 마련한 전세 항공기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제니스 제이콥스 미 국무차관보는 "수 천명의 이집트 교민 가운데 대피 희망자 수를 파악 중이며 가능한 빨리 아테네 등 인근 지역으로 대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600여명의 자국민을 수송하기 위해 카이로와 이탈리아 로마를 연결하는 왕복 전세기를 보내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는 "카이로에서 이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며 "개인과 단체를 불문하고 이집트에 절대 가지 말라"고 특별 경계령을 내렸다. 중국은 카이로 공항에서 발이 묶은 자국민 500여명을 데려 오기 위해 대형 여객기 2대를 급파했다.
이라크는 교민 대피를 위해 대통령 전용기를 현지에 급파했으며, 터키는 750여명의 이집트 교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항공기 5대를 현지로 보냈다. 사우디 아라비아도 33대의 항공기를 마련했다.
인도는 여객기 1대를, 그리스는 최소 2대의 군용기를 보낼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 역시 전세기를 마련했다.
호주정부는 30일 정오를 기해 이집트에 대해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령을 내리고, 현지 교민들에게 가급적 빨리 떠날 것을 촉구했다.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도 자국민들에게 여행 자제를 당부하고 현지 교민들에게는 대피를 권유하고 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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