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카타르 아시안컵은 한국축구사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34ㆍ알힐랄)가 태극 마크를 반납하며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세대가 대표팀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하지만'지구 특공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지동원(20ㆍ전남), 구자철(22ㆍ제주)을 비롯한 '영건'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목표로 한 세대교체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월드컵 체제로 전환
조광래 감독은 지난해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체제 유지'보다 '변혁'을 선택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주축 대신 20세 안팎의 젊은 선수를 중용하는 파격을 연출했다. 그러나 우승이 목표였던 아시안컵을 앞두고'절충'을 시도했다. 남아공 월드컵의 전술 기본형이었던 4-2-3-1 포메이션을 채택했고, 이정수(31ㆍ알사드) 곽태휘(30ㆍ교토) 등 '허정무호' 시절 수비 중추를 중심으로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아시안컵을 기점으로 조 감독의 '물갈이'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후임자 물색과 중앙 수비 조합에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를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의 후계자로는 손흥민(19ㆍ함부르크), 김보경(22ㆍ세레소 오사카)이 유력하다. 조 감독은 이영표의 공백을 메울 후보로 윤석영(전남)과 홍철(이상 21ㆍ성남)을 언급했다. 다음달 오는 9일 열릴 터키와의 친선경기는 '브라질 월드컵 체제'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 특공대' 향후 10년이 기대된다
아시안컵 최대의 소득은 지동원과 구자철이다. 일천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치를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브라질 월드컵에서 '월드 클래스'에 오를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유럽리그에서도 이들의 잠재력을 주목하고 있다. 5골 3도움으로 카타르 아시안컵 득점왕과 도움왕을 석권한 구자철을 향해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유럽 중소리그의 스위스 영보이스(스위스) 진출을 타진했던 구자철이지만 아시안컵의 활약으로 슈투트가르트(독일), 볼턴(잉글랜드) 등 '빅 리그' 팀의 스카우트 목표로 급부상했다.
지동원은 아시안컵에서 4골 2도움을 올리며 최전방 스트라이커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냈다. A매치 7경기에서 5골. 중량감 있는 스트라이커 출현을 고대하던 한국 축구팬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기록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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