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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유혈시위 격화/ 무바라크 30년 철권통치…돌아온 건 20%대 실업률과 빈부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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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유혈시위 격화/ 무바라크 30년 철권통치…돌아온 건 20%대 실업률과 빈부격차

입력
2011.0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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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981년 취임 이후 30년간 철권통치를 해왔다.

1975년 부통령이 무바라크는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군부 내 과격 이슬람주의자에게 암살되자 대통령직을 승계, 1952년 군부쿠데타로 왕정이 종식된 후 4번째 대통령에 올랐다. 이후 30년동안 그는 유아독존형 통치를 해왔다. 1981년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언론을 통제했고 정치세력의 싹을 잘랐다. 84년 87년 93년 99년 대통령선거는 의회가 선출한 단독후보에 국민이 찬반 의사만 밝히는 식으로 진행돼 무바라크 대통령이 4번 연속 당선됐다. 2005년에는 국민 직접 선거를 도입했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을 제한함으로써 또 다시 단독 출마로 당선됐다.

무바라크는 종교단체의 정치활동을 금지, 이집트와 이슬람권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치집단 무슬림형제단을 불법화했다. 애당초 견제세력이 자라지 못하게 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도 총선을 앞두고 무슬림형제단 인사 100명 이상을 구금, 체포했다. 야당의 불참 속에 진행된 총선결과는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고 비정부기구인 독립적 선거감시연대는 뇌물과 투표용지 조작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총선 무효화를 요구했다.

무바라크는 2인자를 허용하지 않아 대통령이 된 이후 부통령을 임명한 적이 없다. 대신2002년 둘째 아들 가말 무바라크를 집권 국민민주당 정책위 의장으로 앉히면서 정권세습을 가시화했다. 그러나 이번 시위가 격화하면서 29일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을 임명, 처음으로 아들 외의 후계자를 세웠다.

이집트 시위의 도화선이 된 튀니지(지네 엘 아비니데 벤 알리 전 대통령 23년)를 비롯해 예맨(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 30년), 알제리(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 12년), 요르단(압둘라 2세 국왕 12년), 오만(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41년)도 이집트와 비슷한 장기 독재에 시달리고 있다.

무바라크 재임 동안 이집트 경제는 친미주의와 개방정책으로 다소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빈부격차가 커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였다. 이집트는 최근 몇년간 연 5~7%의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 역시 12.1%(2010년 기준)나 되고 실제 실업률은 20%(공식실업률은 9.6%)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 8,000명중 40%가 하루 2달러로 연명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 중동역사 전문가인 후안 콜은 “노동자들이 성장의 과실을 분배받지 못한 채 자꾸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 분노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국제중동전략연구소 에밀 호카엠 연구원은 “시위자들은 불평등 심화와 연고주의에 항의하고 있다”며 “국민의 존엄성이 수십년 간 침해된 결과”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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