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과세상/ '우리 나무의 세계' 옛이야기 사진과 함께 만나는 한국의 나무 242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과세상/ '우리 나무의 세계' 옛이야기 사진과 함께 만나는 한국의 나무 242종

입력
2011.01.28 12:11
0 0

박상진 지음

김영사 발행ㆍ전 2권, 1권 608쪽, 2권 572쪽ㆍ각 권 3만원

한국에서 자라는 나무 1,000여종 가운데 242종을 골라 거기에 얽힌 역사나 문화 이야기와 함께 소개한 책이다. 생김새와 서식지 등 식물학 생태학 정보도 넣었다. 꽃이 아름다운 나무, 과일이 열리는 나무, 약으로 쓰이는 나무, 생활에 쓰이는 나무, 가로수로 심는 나무, 정원수로 가꾸는 나무, 재목으로 쓰이는 나무, 만나기 어려운 귀한 나무의 여덟 부류로 나눠 설명한다. 메타세쿼이아 키위 피라칸타 히말라야시다 등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외래종도 포함돼 있다.

700여장의 사진과 50여장의 옛 그림이 들어 있어 눈이 즐겁다. 나무에 얽힌 전설이나 역사 이야기는 재미있는 읽을거리다. 폭군 연산군이 으름나무 열매의 달콤한 맛에 반해 신하들에게 하사한 뒤 농담시를 지어 바치라고 해 곤욕을 치르게 한 일이며, 매화를 유독 사랑했던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 시절 두향이라는 기생과 매화로 맺어진 사랑 이야기 등이 곳곳에 나온다. <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 등 옛 사서와 선비들의 문집, 고전소설부터 근ㆍ현대 문학작품까지 여러 문헌에서 찾아낸 것들이다.

하지만 나무마다 설명이 4~6쪽에 불과해 깊이 있게 알고 싶은 독자들은 성에 안 찰 것이다. 242종이나 되는 나무를 다루려니 그리 됐겠지만 아쉽다. 꼭 필요하다 싶은 도판이나 인용문이 빠진 대목도 더러 있다. 예컨대 한국 옛 문화재에 자주 보이는 당초무늬의 주인공이 인동덩굴이라고 설명할 때는 당초무늬 그림이 한 장쯤 필요하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상징으로 동백꽃을 언급한 문헌으로 고려 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과 미당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를 들면서 인용 한 줄 없는 것은 무성의해 보인다. 미당의 '선운사 동구'를 '선운사 동백꽃'으로, 1권 347쪽 각주에서 '동국세시기'를 '동국시세기'로 잘못 표기하는 등 자잘한 실수도 눈에 띈다.

저자 박상진(경북대 명예교수)씨는 목재재질학 전문가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목판이 자작나무가 아닌 산벚나무라는 사실을 밝혀내는 등 나무 문화재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