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디어 지음ㆍ정원 옮김
뿌리와이파리 발행ㆍ374쪽ㆍ2만2,000원
'과학혁명'은 16, 17세기에 유럽에서 일어난, 자연에 관한 지식과 그것을 추구하는 방법론의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20세기 초에 과학사학자 허버트 버터필드가 사용한 이래 널리 사용돼 왔다.
미국 코넬대 역사학과 교수인 피터 디어가 쓴 <과학혁명> 은 16세기와 17세기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16세기는 고대 그리스ㆍ로마시대 문명의 복원에 치중했기에 '과학적 르네상스'로 불러야 하며, 17세기의 과학적 혁명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과학혁명>
가령 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과학혁명에 불을 댕긴 것으로 손꼽히지만 실상은 아리스토텔레스 우주론의 한 요소를 의심한 데 불과했다. 그 스스로도 프톨레마이오스의 고대 천문학이 남긴 유산을 정당하게 계승한 것이라고 했다. 지동설이 중세의 과학을 지배했던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체계에 흠집을 내긴 했지만 그 체계 자체를 혁명적으로 대체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17세기는 고대의 업적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역학 광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이 일어난 것은 이 시기였고, 과학혁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도 대개는 17세기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태양의 주위를 회전하는 행성 지구를 포함해 데카르트와 뉴턴의 무한한 우주가 등장한 것이 17세기였다.
연금술사와 장인, 과학을 후원한 사람들을 다루는 등 표준적 개론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내용들이 들어 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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