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초밥, 청주 등 일본 음식문화의 해외 보급에 팔을 걷어붙였다. 일본문화를 알리는 차원을 넘어 일본 식재료 수출의 활로를 넓히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최근 신임 대사와 총영사 연수에 일본 청주 강습을 도입했다. 재외공관 연회 등에 일본 전국의 지역 명주를 적극 제공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일본 제품과 문화를 홍보하는 것은 물론 일본 술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24일 열린 첫 강습회에서는 야마가타(山形)현 데와자쿠라(山羽櫻)주조 나카노 마스미(仲野益美)사장이 강사를 맡았다. 데와자쿠라주조는 일본 이외 지역에서 열리는 최대 일본 술 품평회인 영국 런던 '인터내셔널 와인 챌린지(IWC)'에서 2008년 일본청주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일본 초밥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시키겠다는 취지로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국제초밥 검정시험도 만들어졌다. 일본 전국의 초밥집을 회원으로 둔 '전국초밥상생활위생동업조합연합회'는 '초밥지식해외인정제도'를 도입해 27일 첫 시험을 싱가포르에서 치렀다. 초밥은 해외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어 '캘리포니아롤(미국)'처럼 본고장 일본에는 없던 갖가지 이색 메뉴가 등장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위생관리가 불충분해 도리어 초밥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합회는 시험에 앞서 열린 강의를 통해 초밥에 쓸 생선 보존방법이나 "도마는 한 번 쓰면 반드시 씻는다" "식초나 고추냉이에는 살균 효과가 있다" 등의 관련 지식도 전수했다. 싱가포르 검정에는 현지의 초밥 요리사, 일본 식당 경영자 등 모두 32명이 응시해 10명이 합격, 인증서와 배지를 받았다. 연합회는 6월께 중국이나 호주에서도 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일본 음식문화 보급과 시장 개척을 위해 일본 농림수산성은 2007년 민간 주도의 '일본식레스토랑해외보급추진기구(JRO)'를 설립했다. JRO는 이후 대만 타이베이(台北)를 시작으로 상하이(上海), 방콕, 모스크바, 뉴욕, 서울, 로마, 파리, 시드니, 런던 등 세계 각 지역에 지부를 설립해 일본 음식문화 보급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일식 메뉴를 일류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로 자리잡게 해 사용 식재료가 고급슈퍼마켓에 진열되게 하고, 이어 그 메뉴가 대중식당으로 전파돼 일식 재료가 일반 슈퍼에서도 팔리도록 한다"는 게 JRO의 일식문화 보급 기본전략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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