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그룹 직계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서갑원 전 의원까지 ‘박연차 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최철국 전 의원까지 포함하면 민주당 소속 친노 인사 3명이 잇따라 의원직과 지사직을 상실했다.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였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맺었던 인연 때문에 불운을 겪게 됐다. 악연이 된 셈이다.
이 전 지사와 서 전 의원 등 친노 직계 인사들과 박 전 회장의 인연은 참여정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서 씀씀이가 컸던 박 전 회장은 친노 직계인사들로 구성된 신의정연구센터(의정연) 소속 의원들을 특별히 챙겼다. 2005년 20여명의 의정연 소속 의원들은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했다 돌아오는 길에 박 전 회장의 중국 사업장인 청도태광에 들러 공장을 견학하고 만찬 접대를 받기도 했다. 박 회장은 자신의 또 다른 해외사업장인 베트남 신발공장(베트남비나)으로도 이들을 수시로 불렀는데, 이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5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회장은 친노 인사들이 해외출장을 나가는 길에 여비를 챙겨주는 식으로 검은 돈을 전달한 정황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법원에서 모두 무혐의 결론이 나긴 했지만 이 전 지사와 서 전 의원은 미국 출장 길에 뉴욕의 모 음식점에 들러 박 전 회장 측으로부터 2만 달러씩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였다.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했던 검찰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기 때문에 친노 직계 인사들과 자주 만났지만 자신의 사업을 위해 친노 직계를 활용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최 전 의원은 박 전 회장과 같은 부산ㆍ경남(PK)지역 출신이어서 인연을 맺었다. 경남 김해가 지역구인 최 전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 직전 박 전 회장 측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경남 김해는 다름 아닌 박 전 회장의 사업 근거지이다. 박 전 회장은 PK지역으로 발령받은 권력기관 고위 인사들에게도 수천 만원의 전별금을 건넬 정도로 PK지역 주요 인사들을 철저히 관리했다. 최 전 의원은 2005년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에 취임하면서 박 전 회장과 더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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