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개막,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호주오픈테니스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호주오픈이 테니스에서 가지는 의미는 1,2차 세계대전때를 제외하고 한해도 거르지 않고 쉼 없이 이어온 시간 때문만은 아닙니다.
시즌 초 테니스 농사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의미가 오히려 더 큰 듯 합니다. 계절로 비유하자면 봄에 해당하는 것이고 선수들이 새로운 무기를 장착해 선보인다는 점에서 에어쇼에도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전년도 US오픈이 끝나고 나서 4개월여 휴식기 동안에도 ATP투어 대회가 있긴 하지만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이 주는 무게감보다는 선수들의 긴장감도 덜할 것입니다.
호주오픈의 상품성은 2주간에 걸친 대회기간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전세계 미디어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이벤트입니다. 5세트 3선승제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경기시간도 최소 2시간에서 5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광고효과가 만점인 무대입니다. 야구가 3~4시간, 2시간 동안 카메라에 노출되는 축구와 마라톤에 비유하면 테니스의 광고효과는 그야말로 노다지입니다. 게다가 경기가 2주간 이어지니까요. 유력한 경쟁스포츠로는 골프가 꼽히지만 대회가 불과 4일에 그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테니스는 최고(最高)의 상금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번 호주오픈 남녀단식 우승상금이 각각 24억원입니다. 호주오픈 메이저 스폰서가 바로 우리나라 기아자동차입니다. 'KIA'라는 로고가 경기장에서 가장 선명하게 노출되는 이유입니다. 카메라가 어느 각도에서 포커스를 맞추든 KIA의 로고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 경기장을 도배하고 있습니다.
또 경기 중계방송과 시상식 사진을 통해 로고가 자연스레 노출돼 기아차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합니다. 기아차가 대회때마다 엄청난 액수의 메이저 스폰서 비용을 지불하지만 홍보효과가 이를 웃도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6억 달러의 홍보효과를 거두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기아차가 호주오픈과 인연을 10년 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기아차는 수년전부터 랭킹 1위 라파엘 나달을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 임명해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아자동차처럼 스포츠 마케팅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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