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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세대간 소통하며 아름다운 우리말 지킴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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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세대간 소통하며 아름다운 우리말 지킴이 되길"

입력
2011.01.2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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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27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 한진해운센터빌딩 26층 강당에서 열렸다.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은 5개 부문별 당선자인 박송이(30ㆍ시) 라유경(24ㆍ소설) 김철순(56ㆍ 동시) 김성배(39ㆍ희곡) 박옥순(필명 휘민ㆍ37ㆍ동화)씨에게 각각 상금과 상패를 수여하고 작가로 새 출발하는 이들을 축하했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축사를 한 소설가 이제하씨는 작가의 길에 나선 당선자들에 대한 축하에 앞서 “요즘 젊은 세대들이 영상매체 등에 둘러싸여 근대 문학이 개척해 온 우리 언어에 대한 감각을 제대로 접하지 못한 채 문학을 배운다는 느낌”이라며 현 시대 문화적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씨는 “20대와 30대, 50대와 60대의 시가 서로 소통이 되지 않고 있고, 한편으로 비즈니스 차원의 베스트셀러 위주로 문단이 휩쓸리고 우리말도 오염되는 등 어려운 상황인데 여러분은 옛 선비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발굴하는 데 더욱 정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선자들은 당선 소감에서 심사위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좋은 작품을 쓰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남대 국문학과를 나온 박송이씨는 “한때 미움과 원망으로 글을 읽을 수도, 쓸 수도 없어 여러 곳을 떠돌아 다니기도 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것도 결국 사람이었다”며 “심사위원께서 냉정한 심사평을 주셨는데 자만하지 말라는 질책으로 단단히 새겨 듣겠다”고 말했다. 박씨가 수상 소감 도중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보이자 박씨의 어머니가 단상에 나와 “딸이 진실된 시를 쓰는 시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해 큰 박수를 받았다.

동국대 문예창작학과 졸업을 앞두고 있는 라유경씨는 “어릴 때부터 수줍음이 많아서 남 앞에 나서지 못했는데 그럴 때 힘이 된 것이 글쓰기였다”며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써 나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50대 늦깎이로 동시인으로 등단한 김철순씨는 “시를 쓰지 않았다면 삶의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까 싶을 만큼 시는 저의 전부였다”며 “제 삶에 기적 같은 일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과에 재학 중인 김성배씨는 “거창한 주제보다는 결국 인간에 대한 애정이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생님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2001년 신춘문예에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고, 이번에 동화작가의 날개도 달게 된 박옥순씨는 “제가 살아왔던 동화 같은 시간을 되새김질 하면서 그 이야기를 이제 막 커가는 딸 아이에게 들려 주는 것이 동화작가로서 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당선자의 가족, 친지들과 심사를 맡았던 시인 정일근, 소설가 이순원, 그림책 작가 이상희, 연극연출가 박정희, 동화작가 이상교씨 등 문인들이 참석해 후배들의 등단을 축하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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