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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 청소년 16.4% "자살 시도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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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 청소년 16.4% "자살 시도한 적 있다"

입력
2011.01.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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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운 청소년의 16.4%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27일 공개한 ‘2009 전국 청소년 위기상황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운 편’이라고 답한 청소년 1,877명 중 308명이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5명 중 거의 1명꼴인 매우 높은 비율이다. 자살을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생각은 했다는 비율은 36.1%에 이르렀다. 이 보고서는 한국청소년상담원이 2009년 16개 시도 6만9,754명의 청소년을 설문조사해 작성한 것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편’ ‘보통’ ‘잘사는 편’이라고 답한 중간 그룹의 청소년들의 자살시도 비율도 5~8%였다. 특이한 점은 가정 형편이 ‘매우 잘사는 편’이라고 답한 청소년들의 자살시도 비율이 10.8%로 5개 그룹 중 두 번째로 높았다는 점이다. 자살에 대한 설문뿐 아니라, 심리적 위기와 같은 대부분의 항목에서 ‘매우 잘사는’ 청소년이 ‘매우 어려운’청소년에 뒤이어 고민과 방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성별로 재분석한 결과 성별 차이도 컸다. 여자 청소년의 8.1%, 남자 청소년의 5.5%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청소년들의 평균을 내보면 20.2%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6.7%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실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자살률 1위이며, 10대의 사망원인 1위도 자살이다.

여성부의 재분석 결과에 따르면 여자 청소년이 남자 청소년보다 더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을 기준으로 지수화한 ‘위기 청소년’비율은 여학생 16.3%, 남학생 14.7%였다. ‘위기 청소년’이란 가정, 학교, 경제적인 문제, 학교폭력, 유해환경 등의 위험상황에 노출된 청소년을 말한다. 가출을 고민한다는 비율도 여자 청소년이 더 높았다.

그러나 ‘위기 청소년’중 정부의 상담 서비스를 통해 지원을 받은 비율은 10% 가량에 불과했다. 남자 11.1%, 여자 10.1%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기존 자료들을 분석, 청소년 임신이 연간 약 1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여성부는 “위기를 겪는 청소년의 양상이 남녀 차이를 보임에 따라, 차별화된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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