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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한국출판문화상 시상식/ "부박한 세상…책을 짓는 고집들에 격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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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한국출판문화상 시상식/ "부박한 세상…책을 짓는 고집들에 격려를"

입력
2011.01.2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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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스럽게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서, 그래도 고집스레 책을 만들고 있는 이를 격려하는 이런 상이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김경집 가톨릭대 교수 축사에서)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두산이 후원하는 제51회 한국출판문화상 시상식이 26일 오후 3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수상자와 수상작을 펴낸 출판사 관계자, 심사위원들과 유재일 국회도서관장, 김종수 한국출판연구소 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모든 것이 화폐 가치로 치환되는 부박한 세상에서 묵묵히 책을 짓는 고집들이 박수를 받는 자리였다.

시상식에서는 <마을로 간 한국전쟁> (돌베개 발행) 저자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가 학술 부문 저술상을 받았다. 출판기획자 이건범씨 등 14명은 <좌우파 사전> (위즈덤하우스 발행)으로 교양 부문 저술상을 수상했다. 편집상은 <겨레전통도감> 를 펴낸 출판사 보리와 <한국의 초상화-形과 影의 예술> 발행사 돌베개가 공동 수상했다.

번역상은 <파브르 곤충기> (장 앙리 파브르 지음ㆍ현암사 발행)를 옮긴 김진일 성신여대 명예교수, 어린이ㆍ청소년상은 <울기엔 좀 애매한> (사계절 발행)의 작가인 만화가 최규석씨가 각각 수상했다. 백상특별상은 정디자인 대표 정병규씨가 받았다.

정병규씨는 "올해로 출판계에 들어온 지 38년이 되는데, 드디어 책을 디자인하는 사람에게도 상을 주셨다"며 "디자인도 출판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출판문화상 51년 역사상 최초로 만화 작품으로 상을 받은 최규석씨도 "인쇄소를 함께 쓰더라도 만화를 하는 사람들은 늘 다른 출판 분야와 거리감을 느꼈다"며 "만화도 출판의 한 분야임을 인정해 준 심사위원들의 관대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저술(학술)과 편집 두 부문에서 수상작을 낸 돌베개의 한철희 대표는 "인문사회과학 책을 내는 사람들은 시장이 협소해 늘 고전하고 있다"며 "한국출판문화상 같은 제도가 큰 보람과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저술(학술)상을 받은 박찬승 교수는 "10여년 동안 사진기, 녹음기, 복사기, 트랜스를 싣고 다니며 작업을 함께 한 대학원생들과 전쟁의 아픈 기억을 들려준 주민들이 받아야 할 상"이라며 공을 돌렸다.

상금을 뜻있는 일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수상자도 있었다. 번역상을 받은 김진일 교수는 "책 살 돈이 부족한 학교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그런 학교 학생들이 책을 접할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화가 최규석씨도 "만화계 발전을 위해서 쓰겠다"고 말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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