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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 못한 죄만 있나’ 개그 홀대하는 방송사도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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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 못한 죄만 있나’ 개그 홀대하는 방송사도 유죄

입력
2011.01.2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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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TV의 코미디 홀대에는 시청률 논리가 깔려있다. 방송시장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는 마당에, 빠듯한 예산을 인기 없는 프로그램에 쏟아부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청률이 낮다고 청소년들도 즐겨보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자정 넘어 편성하고 여차 하면 폐지해버려 경쟁력을 키울 기회마저 빼앗고 “경쟁력 없다”고 타박하는 것은 옳은 일인가.

‘웃찾사’가 시청률 30%에 육박하던 전성기 때 연출을 맡았던 SBS 이창태 책임프로듀서도 “코미디는 예능 중에서도 가장 힘든 3D 분야로, 계속 투자를 해야 자생력이 생기는 데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성과에만 매달리다 보니 이 지경까지 왔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의 예산 타령, 시청률 타령은 몸값 비싼 스타들을 잔뜩 모은 버라이어티의 경우 부진해도 계속 제작하는 현실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더욱이 유재석 신동엽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MC와 패널 대다수가 코미디 무대에서 잔뼈가 굵어지고 인기를 얻은 이들임을 감안하면, 코미디 홀대는 장기적으로 예능의 바탕을 갉아먹는 일일 수밖에 없다.

21일 ‘개그스타’ 녹화장에서 만난 개그맨 이봉원은 “예전에는 연말에 코미디 부문만 따로 떼서 시상식을 할 정도로 위상이 대단했다”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출연료도 그렇고 품도 많이 드니까 꺼리는 것 같다”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게 현실이라지만 코미디가 사라지는 건 시청자들의 권리를 뺏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그콘서트’ 첫 무대부터 자리를 지켜온 김준호는 “공개 코미디가 잘 되자 타 방송사들이 모두 같은 형식으로 따라간 게 코미디 위기를 불렀다”고 진단했다. 공개 코미디만 판치니 과거 인기 있던 시사 코미디나 콩트 같은 다양한 장르가 발전하기 힘들어졌다는 것. 그는 “예능을 해야만 포지션이 올라간다고 생각해 많은 코미디언들이 좀 뜨면 본업을 접고 예능으로 자리를 옮기는 풍토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날 ‘개그스타’에 특별출연한 심형래는 “재미가 없으니 외면 받는 거 아니냐”며 후배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시청자는 냉정하다. ‘죽도록 웃기겠습니다’라는 각오만으로는 부족하다. ‘맛있게’ 연기하려면 수없이 연습해야 한다”고 충고하면서도 “우선 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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